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삼성이 UAE 두바이에 짓고 있는 버즈두바이(160층, 830m)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잠실 제2롯데월드(110층, 555m)와 마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130층, 580m) 건립이 추진되면서 초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롯데는 최근 최첨단 첨성대 스타일의 ‘제2롯데월드-슈퍼타워’의 외부 모습을 공개했다. 슈퍼타워가 예정대로 오는 2011년경 완공되면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의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101층·508m)보다 47m가 더 높게 돼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물이 될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고 건 서울시장 재임 당시 상암 DMC에 130층(540ｍ)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랜드마크’는 과연 필요한가.

당연히 필요하다. 지금 국력 과시와 경제효과 등을 위해 세계 각국은 앞 다퉈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고 있다.

우선 당장 관광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말레이시아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세계 최고(451.9ｍ)의 빌딩인 페트로나스타워(KLCC)를 건립했는데, 41층과 42층 전망대를 찾기 위해 오전 8시30분이면 줄을 서고 오전 10시쯤이면 하루 입장 정원인 1320장의 표가 모두 동이 날 정도라고 한다. 대만도 2004년 8월 세계 최고층인 타이베이 101빌딩(509ｍ)을 완공했고 두바이는 높이 700ｍ의 160층 버즈 두바이를 건설 중에 있다고 한다.

서울에도 이와 같은 랜드마크를 건설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교통과 환경문제를 거론하며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난 1996년 도곡동에 100층짜리 사옥을 지으려 했던 삼성은 허가가 나지 않자, 결국 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를 여러 동으로 나눠 건설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오히려 용적률이 높아졌고 경관이 답답해졌을 뿐만 아니라, 교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 반대 논리는 이미 경험상 잘못됐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셈이다.

그러면 랜드마크를 건설할 경우 어디에 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구 세운상가 일대가 최적지임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고려대 건축과 여영호 교수는 “종묘와 청계천 및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의 복원과 도심재생을 위해서는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세운상가 일대의 높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초고층 건축물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지내의 배치 건물들이 건폐율 60% 이하 및 용적률 약 700%인 90미터 높이의 25층 규모로 세운상가 일대가 모두 개발된다면 의도된 만큼의 조경 공간은 물론 녹지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 도심부의 남산·북한산·인왕산·낙산 등 내사산에 의한 높이 규제를 완화하여 건폐율이 30% 정도만 되어도 용적률 900%의 초고층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여영호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여 교수는 “도심부의 초고층 건축물 건립을 위한 최소의 부지로 약 8000평 가량이 필요한데 어느 지역보다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세운상가 일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청계천의 녹지 공간과 교차된 세운상가의 녹지 공간을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송파의 제2롯데 건설예정지는 이미 개발 포화상태에 다다른 강남지역으로서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메트로폴리탄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는 강북 도심, 그 중에서도 현재 개발된 청계천 지역과 연계하여 개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 것이다.

특히 중구는 정동일 구청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최근 태스크포스(TF)팀인 ‘강한중구 연구추진단’을 발족해 초고층 빌딩 건립 등 도심 재생방안을 연구 추진 중에 있다. 행정적으로 랜드마크 건설을 지원할 태세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2010년 외국관광객 1200만명 유치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욕을 밝힌 바 있다.

그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도 ‘랜드마크’만큼은 반드시 4대문 안에 들어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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