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16일 17대 대선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언급한 발언이다.
그는 불출마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로 “기존 정당의 벽이 높아 현실정치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또 그는 ‘추대 가능성이 없고 제3후보론이 나오니 불출마를 결심했느냐’는 질문에도 “추대형식을 생각해본 적 없다. 새로운 대안 정치세력의 통합에 한계를 느꼈다”고 거듭 ‘현실정치의 한계’를 언급했다.
물론 그 이외에도 지지율이 계속해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고 전 총리가 싸움에 익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기존 정치권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만은 분명하다.
필자는 앞서 고 전 총리에게 ‘현실정치 감각이 없다’는 점을 수차에 걸려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고 전 총리의 불출마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런데도 한 가닥 아쉬움이 남는 것은 ‘현실정치’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정치인들이 고 전 총리 말고도 숱하게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한나라당 대권주자 ‘빅3’가운데 한 사람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나, 열린우리당 대권주라 거론되는 김근태 의장 등도 고 전 총리 못지않게 ‘현실정치’에 둔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현실정치’라는 게 무엇인가.
고 전 총리는 “대결적 정치구조에서의 부족함 통감”이라고 말했다.
즉, 고 전 총리가 생각하는 현실정치란 ‘대결적 정치구도에서 잘 싸우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은 이를 잘 수행해 낼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참여정부 초기 보필했던 노무현 대통령과 지난해 말 ‘난타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인 것이 고 전 총리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현실정치’가 무엇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현실정치를 잘한 사람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 으뜸이 바로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이승만 정권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의 정당성이나 과정의 민주적 절차 따위를 무시하는 마키아벨리즘을 철저하게 현실정치에 이용했다.
반면 김 구 선생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남북협상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여기에 현실정치 참여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역시 현실정치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꼽는 청계천 복원 당시 ‘속전속결 공사’에 제동을 거는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의 조언을 모조리 외면했다.
2004년 당시 시민위원회는 청계천을 자연하천이자 역사유적인 청계천을 국적불명의 반환경적 도심하천으로 만드는 시의 청계천 복원사업에 항의하며 위원 118명 중 무려 26명이 사표를 던진 일이 있다.
이 전 시장은 기본계획,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 3단계로 진행되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2월 기본계획에 대한 위원회의 조건부 심의를 받은 후 위원회를 소집하지 않는 등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래서 당시 26명의 위원들은 “그동안 시의 잘못된 청계천 복원사업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라며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시에 대해 어떠한 제재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위원회는 단순한 `들러리’일 뿐”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청계천 복원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민주적 절차나 수단의 정당성 따위는 무시해도 좋다는 발상을 했다는 점에서 그는 이승만 정권의 마키아벨리즘을 철저하게 현실정치에 이용한 셈이다.
현실정치를 잘 하는 이승만이 결국 김 구를 이겼듯이 이명박이 그래서 고 건을 눌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현실정치’라면 필자는 차라리 현실정치 감각이 뒤떨어지는, 그래서 무능하다고 평가를 받는 패자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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