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세론은 유지될 것인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17 19: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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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지난 2006년 9월을 기점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이 자립잡고 있다.

실제 이 전 시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와 큰 격차를 벌이면서 독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무려 50%에 달하는 높은 지지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 이명박 대세론은 과연 대선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혹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의 ‘이회창 대세론’처럼 물거품으로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들을 해소하려면 먼저 ‘이명박 대세론’의 실체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명박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과는 성격부터가 다르다. 따라서 단순히 ‘이회창 대세론’이 실패했듯이 ‘이명박 대세론’도 그렇게 실패할 것이란 전망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이들 양쪽 ‘대세론’ 사이에 흡사한 부분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02년 대선의 1년 전 시점인 2001년 12월~2002년 2월 기간 동안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도가 약 40% 내외였던 것처럼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도 역시 4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닮은꼴을 찾기가 쉽지 않다.

먼저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도가 지금은 과거와 달리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회창 대세론’이 나오던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의 한나라당 정당 지지도는 30%대를 오르내렸다. 반면 당시 한나라당과 맞섰던 새천년 민주당은 20%대로 양당의 격차가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 정당지지도는 40%를 상회하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10%에도 못 미칠 만큼 아주 초라하다. 양당의 격차가 매우 극심하다.

더구나 2002년은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도 반 한나라당 정서가 존재하고 있었던 데 비해 현재 이명박 대세론 속에는 오히려 반 열린우리당 정서가 담겨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에서 어떤 후보가 대권주자로 나서더라도 모두 여권의 후보를 누를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로 인해 이명박 대세론은 이회창 대세론처럼 쉽게 물거품처럼 꺼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세론은 대선까지 유지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현재의 이명박 대세론은 사실 ‘한나라당 대세론’이나 마찬가지다.

단지 이 전 시장은 뚜렷한 이유 없이, 한나라당 여러 대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앞서가기 때문에 힘을 모아주는 이른바 ‘밴드왜건효과(ba ndwagon 效果)’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을 뿐이다.

여론 조사 결과가 공표되면 선거인으로 하여금 승산 있는 쪽으로 가담하도록 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얻은 지지는 결집력이 약하다. 이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지지가 폭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이 전시장의 지지폭락을 초래할만한 변수들은 있는가.

당연히 있다.

우선 재산문제와 병역문제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실제 이 문제들은 후보의 도덕성과 관련된 이슈로 역대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전 시장을 향해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들 가운데, 재산문제나 병역문제와 관련, 결정적이고 구체적인 증거가 동반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특히 이 전 시장의 정체성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이 전 시장은 과거 “지금 무슨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고 좌익과 우익이 있느냐”고 발언해 정체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17일 “당과 반대되는 방법으로 정책을 펴서 잘못된다면 당도 같이 망하고, 나라도 잘못된다”며 “후보가 당의 이념, 정책, 노선과 맞는지 당에서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박 전대표의 말처럼 이 전 시장의 정체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경우,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가장 한나라당 색채가 짙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이명박 대세론’은 ‘한나라 대세론’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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