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회원 20명의 작품을 엮어 펴낸 ‘아침 수평선’과 2005년 출간한 ‘맑고 푸른 세상 안고’에 이은 세 번째 동인지다.
‘태평로에 은행잎 날릴 때’는 시인, 소설가 등 16명의 서울시 공무원 문인들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틈틈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창작한 작품.
서울시 공무원 중에 우리나라 문단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문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서울글사랑’이 결성되고 동인지를 발행하면서부터다.
올해로 결성된 지 5년째 접어든 ‘서울글사랑’은 회원이 되면 등단하지 않고서는 못 배겨날 정도로 유별난 끼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어 ‘문인 등단 사관학교’로 알려져 있다.
현재 문단에 등단해 작가로 활동 중인 서울시 공무원만도 30여 명에 이르며, 그 중에 16명의 작품(시 55편, 수필 6편, 소설 1편)을 모아 이번에 ‘태평로에 은행잎 날릴 때’를 펴낸 것.
이들 중에는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재능과 특기로 시정발전에 기여하며 널리 알려진 인물도 많다.
고문(전 회장) 김광진(소방본부 방호과장) 씨는 한강 일대에서 투신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구조 활동을 벌여 귀중한 생명을 구해내는 인명구조의 귀재로 손꼽힌다.
송명호 부회장(공원녹지관리사업소 기획예산홍보팀장)은 서울시공무원 사이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맨과 홍보귀재로 소문나 있고, KBS진품명품 태극기 감정가로 널리 알려진 태극기박사. 1997년 일본 도쿄(東京)의 한 도서관에서 1882년 박영효가 제작한 최초의 태극기 모양을 찾아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회장 신현봉(행정관리국) 씨는 1986년도에 등단한 서울시공무원작가 1세대로 난지도 애환만을 담은 시를 많이 발표해 난지도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번 동인지 제호 ‘태평로에 은행잎 날릴 때’는 신 회장의 시 제목이다.
특히 안준희(서울시의회 공보실 의회보 담당) 씨는 여성 공무원으로서 ‘불법광고물 제거기’로 널리 알려진 인물. 안 씨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 남성들에게도 힘이 부치는 불법광고물을 떼어내는 일을 취미처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거한 불법광고물이 무려 수 만 건으로 물량이 3톤에 이른다. 특히 음란성 불법광고물만도 자그마치 2만여 건이다.
안준희 씨는“회원들이 일도 열심히 하면서 또 다른 자기 역량을 표현하기 위해 남모른 고뇌와 아픔들을 겪기도 했지만 한국문단사의 한 획을 긋는 기록을 남기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공무원들을 은근히 자랑했다.
/서정익 기자ik11@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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