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水’만 있고 ‘山’은 없는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21 17: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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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오세훈 시장이 오는 23일부터 2월2일까지 10박11일간의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독일 프라이부르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를 잇따라 방문한다.

한강을 서울의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어 서울을 경제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벤치마킹을 위해서다.

특히 두바이 ‘관광통상마케팅청’을 방문해 전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두바이 관광 정책의 비결을 전수받고, ‘2010년까지 관광객 1200만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할 계획이다.

앞서 오 시장은 신년 초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서울을 경제문화도시로 만드는 핵심”이라며 “앞으로 4년간 한강의 33곳에 많은 변화가 끊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강에 수상콜택시, 수륙양용버스 등 수상교통 수단을 대폭 확충하고 잠수교를 보행 전용공간으로 바꾸는 한편, 반포대교에 낙화분수를 설치해 한강을 서울시민들의 좋은 휴식처이자 정말 좋은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실제 서울의 중심부를 흐르는 청계천이 개방된 이후 457일 동안 40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최선길 도봉구청장이 “서울에 ‘물(水)’만 있고, ‘산(山)’은 없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산을 관광브랜드화 하지 않은 관광명소화 정책은 ‘반쪽’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구청장은 최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도봉산을 세계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의 ‘강(江·한강)’을 이용한 정책이나, 이 전 시장의 ‘천(川·청계천)’을 이용한 정책은 모두 ‘물(水)’만 바라보는 것으로 산수가 수려한 서울에서 관광명소화 정책을 완벽하게 수립하려면 당연히 강과 함께 ‘산(山)’도 관광브랜드화 시켜야 한다는 것.

최 구청장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현재 수도권 인근 지역 산 가운데 서울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도봉산이다. 실제 한해 평균 1000만명 이상이 도봉산을 찾는다고 한다. 따라서 조금만 투자해도 곧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

최선길 구청장이 지난 18일 도봉산관광브랜드 사업건의서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제출한 것은 이와 같은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천혜의 자연경관 이점을 살린 도봉산 종합관광레저타운 조성계획은, 우선 도봉 1동 일대 20만2664㎡(6만1305평)의 규모로 생태관광단지를 조성하고 도봉산 입구에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생태관광단지는 도봉동 안골지역 5만543㎡, 무수골 8만2416㎡, 도봉동4일대 6만2400㎡ 등에 오감식물원(암석원, 약용식물원, 덩굴식물원, 소리의 정원)과 식물생태원(생태숲, 습지관찰원, 자전거공원, 생명과학박물관, 생태놀이터, 식물재배원)이 들어선다.

자연녹지지역인 새동네와 안돌의 용도지역을 각각 2종 일반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해 친환경마을 및 웰빙체험장도 조성한다.

물론 도봉구를 감싸 안고 흐르는 4개 하천, 중랑·도봉·방학·우이 천 수변을 활용한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도봉산 일대를 새로운 관광명소로 개발하고 내·외관광객을 끌어 들이기 위해, 취약한 이 일대 교통문제 해결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이~신설동 경전철 노선의 방학역까지 연장(3.49㎞), 도봉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차질 없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구청장의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서울에는 한강이라는 명소 이외에 도봉산이라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는 서울을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오 시장의 계획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오 시장은 최 구청장의 이 같은 건의를 면밀 검토, 이를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두바이 관광정책의 비경을 전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 구청장의 아이디어를 살리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최 구청장의 아이디어가 오 시장의 ‘관광 서울’을 창조하는 일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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