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明博’ 해명불구 의혹 증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25 18: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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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4일 자신의 출생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 전 서울시장은 이날 양재동 교총회관에서 열린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 초청특강에서 “어머니 태몽에서 보름달이 너무 밝아 밝을 명(明), 넓을 박(博)을 써서 이름을 붙여줬다는데, 인터넷을 보니 메이지(明治)유신의 명, 이등박문(伊藤博文)의 박자로 이명박이 됐다고 한다”면서 “그러더니 우리 어머니가 일본여자다. 요즘은 우리 아버지가 조총련이라고 한다”며 출생과 관련한 소문을 먼저 거론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것은 다 참겠는데, 어머니를 일본 여자로 둔갑시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데, 그래도 용서하는 게 유리할 것 같아서 용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용진씨는 네이버 댓글을 통해 “이명박씨의 출생에 관해서 검증이 필요한 건 ‘출생지를 조작했느냐 안했느냐’지 곁가지치기 식으로 이름 석자를 가지고 논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시장 출마 당시에 출생지를 일본으로 했는가? 아니면 포항으로 했는가? 그리고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서 명박씨의 출생기록이 동시에 사라졌는데, 이를 우연이라고 국민들이 믿으라는 건가? 아니면 포털과 어떤 교감이 이루어져 출생지를 바꾼 것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필요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을 촉구했다.

실제 이 전 시장의 홈페이지에는 벌써부터 출생지를 둘러싼 누리꾼들간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으며 네이버에선 ‘이명박 출생지’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이 만들어졌을 정도다.
네티즌들은 “이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어디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는 포털에 이 전 시장의 출생지가 삭제되거나 고쳐진 사건으로 인해 더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네티즌은 “이명박 전 시장이 오사카에서 태어났든, 포항 근교에서 태어났던 차후의 문제라 본다. 이 전 시장이 고의성으로 숨겼느냐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감추어서 될 일이 따로 있듯이 이런 문제를 확실하게 들어 내놓지 못한다면 대권주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상의 주요한 개인정보가 거대한 정보서비스업체(포털)에 의해, 임의로 ‘변형’되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전 시장의 `明博’이라는 자신의 이름에 대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생지 논란과 함께 출생지를 포털에서 삭제시킨 고의성 여부 및 포털의 정보변형은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는 말이다. 물론 ‘명박’이라는 이름에 대한 해명도 어디까지나 자신의 설명일 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번 시장이 끝내 해명하지 않은 출생지 문제는 분명하게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것이다. 또 시장 선거 출마당시 출생지를 어떻게 표기했느냐 하는 문제도 진위여부를 가릴 수 있다. 결국 이 전 시장은 진위여부를 가리기 어려운 자신의 이름에 대한 해명만 하고 진위여부를 분명하게 판가름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또한 포털들은 대부분 언론사 소유의 인물데이터베이스와 계약해 그 디비의 인물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의 출처이자 제공자인 언론사 디비에 ‘선명하게’ 기록돼 있는, 한 사람의 출생지가 대선이라는 시점을 앞두고 누군가의 ‘요청’과 ‘수용’을 통해 수정됐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 네이버·엠파스·네이트 등에 인물 디비를 제공하는 조인스닷컴의 경우 문제가 커지자 9일 이명박 후보의 인물디비에서 출생지 정보를 삭제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의 출생지 삭제가 순수한 네티즌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든, 캠프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던간에 유독 이 전 시장의 출생지 정보만을 누락시킨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모쪼록 출생지 문제와 관련, 네티즌들이 품고 있는 여러가지 의혹들이 속 시원하게 해소되기를 바란다. 그러자면 이 전 시장의 직접적인 해명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포털에 대한 철저한 감시 장치가 마련되도록 정치권과 네티즌이 힘을 모아 주기 바란다.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있어서 유권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가공된 정보가 아니라 솔직하고, 정확한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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