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의혹, 배후인물은 누구일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4-15 18: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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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김현풍 구청장이 재임하고 있는 강북구에서 배후청소용역업체 선정 비리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는 등 물의를 빚고 있는 담당부서의 팀장이 최근 사무관으로 심사승진 되는 이상한 인사가 있었다.

청소용역업체 선정 비리의혹은 지난 달 7일 시민일보와 KBS 뉴스9 ‘현장추적’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KBS보도 내용은 대략 이렇다. 주민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재계약에서 탈락했던 한 청소대행업체가 곧바로 구청이 실시한 공개입찰에서는 계약을 따냈다.
기존 업체가 주민 만족도 평가에서 기준 점수인 70점에 못 미치자, 구청이 재계약을 취소하고 경쟁입찰을 거쳐 다른 업체를 선정했으나, 이름만 다를 뿐 두 회사의 주소지가 같다.

새 업체 사장은 기존 업체의 부장이었고, 이사는 기존 업체의 사장이 자리만 바꿨다.
물론 실제 사장은 등기부등본과 달리 기존 업체의 사장이 그대로 맡고 있는 사실상 같은 회사다.

업체의 사실상 대표자인 정 모씨도 KBS와의 인터뷰에서 “등기부 등본 상에는 이사로 돼 있고 경영은 제가 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강북구에서 10년 넘게 청소대행업을 한 이 업체는 계약이 해지되자 서류상의 회사만 만든 뒤 입찰에 다시 참여했고, 구청은 점수가 가장 높다며, 그 업체를 청소 대행업체로 선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청소 불량과 무단 주차 등으로 다른 업체보다 6배나 많은 시정 지시를 받았을 만큼 말썽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구청은 같은 회사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만일 담당부서에서 이 사실을 몰랐다면, 그는 무능한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퇴출대상이 돼야만 한다. 물론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뭔가 더러운 거래가 오고갔을 것이다.
그런데 담당직원이 퇴출대상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승진을 했다?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경찰조사까지 받고 나온 사람을 승진시켰다면, 혹시 그 배후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배후 인물은 누구일까?
이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시민일보가 느닷없이 강북구로부터 구독신청을 취소당했다.

이미 모든 예산이 편성되고 집행되고 있는 중간에 이와 같은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렸는데, 그 대가가 ‘구독중단’이라니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다. 만일 배후에 막강한 인물이 없다면, 이 같이 의회에서 이미 통과된 예산까지 집행을 중단시키는 불법적인 일은 발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청소용역업체 선정 의혹과 관련 배후에 인물이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다 확실하게 해주는 요인은 또 있다.

구청 측은 문제를 일으킨 청소업체를 재선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종량제 봉투값 인상까지 추진하고 나서 지나친 업체 편의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강북구의 종량제 봉투값은 5리터 짜리가 100원으로 서초구와 강남구 보다 높은데도, 평균 27% 값을 올리는 조례안이 구 의회에 올라가 있다.

주민을 위해야 할 구청이 주민으로 부터 쫓아난 문제 업체와 다시 계약한 뒤 수익까지 신경 써 주는 이상한 입찰 결과인 것이다.

실제 한 구의원이 지난 달 3일부터 6일까지 통반장 3354명을 대상으로 쓰레기봉투 가격 인상계획과 관련한 ARS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격인상 계획을 모르고 있다는 응답이 824명으로 82%, 반대한다는 응답이 925명으로 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쓰레기봉투 가격인상 계획이 주민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진행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용역업체 선정 비리 의혹은 담당자 혼자 저지른 것이 아니라, 배후에 누군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쓰레기봉투 값도 서울에서 제일 비싸게 만들어주고,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 못하도록 시민일보의 구독을 중단시킨 것은 아닐까?

또 당연히 퇴출대상이 돼야할 담당자가 오히려 승진한 것은 그 배후 인물을 경찰조사에서 실토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준 대가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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