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와 노무현의 생각이 같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01 19:55:2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최근 한나라당을 비판하며 지지철회의사를 밝힌 뉴라이트 진영의 속셈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범우파 신당’ 창당이다.

그런데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제안했던 ‘대연정’과 너무나 흡사하다.

그렇다면, 뉴라이트의 생각과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은 같은 것인가?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뉴라이트의 꿍꿍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뉴라이트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 한나라당과 함께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대세론’에 취해 있는 한나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별로 없었다.

실제 한나라당은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 70%’라는 꿈속에서 허우적거리느라 외부인사 영입에 매우 인색했다. 그나마 강재섭 대표가 애를 써서 인명진 윤리위원장과 유석춘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 등을 영입해 왔지만, 그들에게 힘이 실린 것도 아니었다.

한나라당을 자신들 뜻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뉴라이트 진영은 새로운 정당 창당을 고민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4.25 재보선이 실시됐고, ‘한나라당 참패’라는 결과에 이들은 힘을 얻었다.

한나라당이 아니더라도 올해 대선에서 자신들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됐다는 말이다.

그래서 뉴라이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중심당에 민주당까지 모아 ‘범우파 신당’을 창당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 공동대표 겸 대변인이 지난 3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우파 내 확산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독자적인 대선후보 배출, 민주당과의 연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내에서도 뉴라이트전국연합의 활동이나 이념적 좌표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있다”며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영호남 대연합이라는 망국적인 지역갈등 해소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뉴라이트와 민주당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고, 그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진홍 상임의장은 전날 “국민들은 개혁하지 못한 한나라당에 실망과 싫증을 느낀다”며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공동대표가 범여권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범여권 인사중에도 보수적 색채를 가진 인사가 많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그들을 보수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그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뉴라이트가 지향하는 신당은 한나라당 중심의 범우파 정당이 아니라, 뉴라이트가 중심에 서서 국민중심당과 민주당을 합한 ‘잡탕신당’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구를 대선주자로 내세우려 하는 것일까?

여기에서 뉴라이트가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노골적으로 비난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김 의장은 “서청원씨는 선거자금 관리하면서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이라며 “그를 끌어들인 것은 한나라당의 실수다. 특정 후보 진영을 편들자는 것은 아니나 서청원씨를 영입한 한나라당은 수구 부패의 이미지를 못 버리고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특정 후보 진영을 편들자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사실상 이명박 전 시장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물론 김 의장과 이 전시장은 아주 가까운 사이다.

이 전 시장이 앞장서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 할 때, 김 의장은 당시 수도이전 반대투쟁위원회(수투위) 소속 의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실제 수투위가 서울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수도분할반대 범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할 당시 김 의장은 수차에 걸쳐 이들과 만나 논의하는 등 운동본부의 한축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뉴라이트 중심의 ‘잡탕신당’후보로 이명박 전 시장이 추대될 것이라고 추측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잡탕신당’의 아이디어가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과 너무 닮았다는 데 있다. 그러면 혹시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노무현+이명박=노명박’이라는 이야기가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지 무척 궁금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