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이 한나라당 편이면 승리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17 16: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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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최근 우연히 한나라당 3선급 중진 의원과 만나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는 필자에게 ‘올해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보느냐,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여론조사처럼 한나라당 후보가 간단하게 승리할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래서 필자는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범여권이 지리멸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물론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천정배 의원, 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 기존 구 여권 내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주자로 나선다면 한나라당이 손쉽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DJ의 지원 아래 걸출한 제3의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가 누구든 그에게 힘이 쏠린다면,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번 대선 역시 51%대 49%의 박빙 승부전이 불가피 할 것이다. DJ의 기존 표밭인 호남이 결집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표 갈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는 ‘그러면 한나라당이 승리하는 비법은 무엇인가’하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강재섭 대표가 한나라당 편이면 승리 할 것이고,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 편, 혹은 자신의 편에 서면 패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만일 강 대표가 한나라당 편이라면, 그는 당의 중심으로서 ‘필승후보’를 골라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러자면 단순히 당내 경선보다는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란 어떤 후보인가.

단순히 지금 여론조사에 앞서가는 후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재의 여론조사 수치는 범여권이 단일 후보를 내는 본선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말 경쟁력 있는 후보란 범여권이 단합해 공격해도 흠을 찾을 수 없는 ‘깨끗한 후보’다.

그런 후보를 골라내는 일을 강대표가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자면 경선과정에서 철저하게 후보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 본선에서 상대 진영에서 공격해 올 것으로 예상되는 경선후보들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 예상문제집을 만들고, 후보들로 하여금 시험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낙제점을 받은 사람은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강 대표가 한나라당 편에 서는 길인 동시에,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반대로 강 대표가 자신의 편에 선다면, 어찌될까?

이것은 오히려 박근혜나 이명박 편에 줄 서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 편에 서면 승리할 확률은 ‘반반’이다. 하지만 자신의 편에 설 경우, 패할 확률이 거의 100%다.

왜 그런가. 강 대표가 자신의 안위를 확실하게 보장받는 길은 두 후보 모두 대선에서 패하는 길일 것이다. 박근혜와 이명박이 없는 한나라당이라면, 강대표의 당내 입지가 그만큼 탄탄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강 대표는 은근히 ‘필패후보’를 지원해야 한다. 필패후보를 당의 후보로 내세우는 데 어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강 대표가 필패후보를 고르는 것은 가능한가.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당내 검증기회를 철저하게 차단하거나, 형식적으로 ‘대충대충’ 얼버무리는 식으로 검증과정을 거치게 한 후, 아무나 한나라당 후보로 내세우면 ‘필패후보’가 될 수 있다.

본선에서 상대 후보 진영으로 부터 흠씬 얻어맞다가 낙마할 것이 불 보듯 빤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필자도 모른다.

다만 강 대표가 당내에 철저한 후보 검증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든다면, 그 것은 필승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노력으로 마땅히 ‘한나라당 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보검증 기구를 형식적으로 구성·운영하려 든다면, 일부러 ‘필패후보’를 골라 대선에서 패하게 한 후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하려는 것으로 ‘강재섭 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과연 강 대표가 ‘한나라당 편’에 서는지, 아니면 ‘자신의 편’에 서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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