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검증 반대자는 反한나라당 사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21 1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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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민생정치모임’이라는 조직을 이끌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21일 ‘이명박 3대 불가론’을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첫 번째 불가 이유에 대해 “이 전 시장은 경제를 성장시킬 수 없다. 그가 내세우는 ‘토건국가론’은 개발독재시대에서나 통했던 낡은 모델이다. 지금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두 번째 불가 사유를 “이명박 전 시장은 국가권력을 사유화하고 남용해서 사리사욕을 취할 위험한 인물이다. 그는 과거에 돈 선거를 하다가 적발이 돼 가지고 국회의원직을 포기했던 분이다.

또 그 과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서 범인을 외국으로 도피시켰다. 이는 법원의 확정판결에 인정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거짓증언,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 의원은 세 번째 불가 이유에 대해 “천박한 언행, 이점도 결코 스타일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한 배려도 없고 중요한 국사를 그르칠 수 있는 신중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천 의원이 이날 가장 장황하게, 그리고 상세하게 설명한 대목은 바로 두 번째 이유인 이 전 시장의 도덕성 문제였다. 그는 아주 확신에 찬 어조로 조목조목 이 문제를 지적했다.

법원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네거티브도 아니다.

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으로 적어도 몇 천표쯤은 이명박 지지표에서 이탈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여권의 공세가 이번 한 번으로 그칠까?

아니다.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바로 그 날부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렇게 해서 또 얼마나 많은 지지표가 이탈하겠는가.

이로 인해 한나라당이 그토록 염원하던 ‘정권교체’라는 꿈이 물 건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막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여권의 어떤 공세에도 견딜 수 있는 강한 선수를 뽑아 링에 올려 보내면 된다.

영국 맨유의 ‘신형 엔진’이라고 불리던 박지성 선수는 “네덜란드도 같은 유럽이니까 개인 기량이 다들 뛰어나지만 여기는 정말 한차원 높다.

유명 선수들 기량만 뛰어난 게 아니라 선수단 전체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세계적이다. 훈련할 때, 경기뛸 때 보면 그들이 왜 세계 최고인지 알게 된다.

그들의 템포, 파괴력 다 놀랍다. 여긴 훈련을 실전처럼 한다”고 말했다.

바로 ‘훈련을 실전처럼’ 하기 때문에 맨유가 세계최강이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야구 천재’라고 불리는 김재박 감독의 필승비결도 “훈련을 실전처럼 한다”는 거였다.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경선후보들을 박지성 선수와 같은 최강후보로 만들려면, 경선을 본선처럼 아주 혹독하게 치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수차에 걸쳐 혹독한 ‘후보검증’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동철 메니페스토 연구소 소장도 지난 10일 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대선주자에 대한 검증은 가혹하다고 느낄 정도로 철저할수록 국민에게는 오히려 좋으며 검증의 범위 또한 넓을수록 좋다”고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대세론에 묶여서 검증하기 싫다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어차피 상대가 약해서 해보나마나한 싸움인데, 뭣 때문에 피곤하게 맹훈련을 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까지 들린다.

그저 우리끼리 적당히 연습하다가, 아무나 선수로 내보내면 그만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토록 유명세를 떨치던 ‘이회창’선수도, 결국 무명의 ‘노무현’선수에게 맥없이 쓰러졌던 뼈아픈 과거가 있었다.

만일 당시 ‘후보검증’을 혹독하게 치렀더라면, 그렇게 어이없이 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 세력들이 한나라당 내에 숨어서 ‘후보검증’을 철저하게 방해하고 있다.

‘훈련은 실전이 아니다’라거나 ‘훈련은 훈련일 뿐’이라며, 후보검증을 반대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궤적을 면밀하게 살펴보라. 과연 ‘후버검증은 네거티브’라고 말하는 그들이 한나라당 정체성에 맞는 행보를 보인 적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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