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신드롬’은 본선에서도 계속될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8-21 14: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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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도곡동 땅` 의혹, BBK 의혹, 국회의원 당시 선거법 위반과 관련된 위증교사 의혹 등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 20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찼다.

만일 이 정도의 의혹을 다른 사람이 받았다면, 그는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전시장은 비록 미미한 차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한나라당 당원들과 대의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박 후보를 꺾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명박 신드롬’이라고 말한다.

즉 “부패해도 좋다. 경제만 살려 달라”는 경제대통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이명박 신드롬’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같은 신드롬은 본선에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솔직히 이점에 대해서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범여권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이명박 신드롬 현상도 덩달아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반면 범여권이 신속하게 전열을 재정비하고,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를 선출해 힘을 결집시킨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명박 신드롬은 박근혜 전 대표처럼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구민주당 세력에 의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뜻이다.

실제 이번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곳은 구민주당 세력의 표밭인 서울과 호남 지역뿐이다.

반면 전통적인 한나라당 표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권과 충청권, 강원권에서는 모두 박 전대표가 승리했다.

이 같은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서울과 호남표심을 얻은 대가로 영남권 및 전통 보수성향의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좌절을 안겨주고 말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영남권의 결속력이 급속하게 저하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호남권, 즉 구 민주당 세력의 지지를 받아 탄생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반감이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말이다.

그러면 서울과 호남민심의 이명박에 대한 애정은 과연 전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만일 그들의 애정에 변화가 없다면 이명박 신드롬 역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범여권 진영에서 새로운 주자가 탄생될 경우에는 이명박 전 시장을 한나라당 후보로 만들어냈던 구 민주당 세력의 이탈이 가속될 수도 있다.

즉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의 외면과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구민주당 세력의 이탈로 정권교체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 이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선 후 이명박의 지지도가 56%에 육박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물론 매우 높은 지지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회창 전 총재가 경선 승리 직후인 2002년 5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60%를 훨씬 상회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지지율 60%를 넘었던 사람도 ‘노풍(盧風)’하나에 무너졌는데, 겨우 절반 수준의 지지율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않는가?

더구나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 전 시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온 마당이다.

실제 한나라당 네 명의 후보를 지지했던 약 74% 이상의 유권자들 중 18%가 이미 이명박 전 시장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물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영남권의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성향 유권자들일 것이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이명박 신드롬’ 역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서 이탈하고 있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향해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이제 곧 실시될 당 원내대표선거와 전국 시.도당위원장 선거를 할 때에 아예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까지 새롭게 선출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박 전대표가 당대표 경선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박 전 대표에게 “도와 달라”고 읍소하면, 그도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문제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반발이다.

당 대표를 꿈꾸는 그가 과연 박 전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방해하지 않고 순순히 응해줄까?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대표 경선에 나선다면, 과연 누가 승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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