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의 정치세력화를 지지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9-03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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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정치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3일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 위법이 있다며 경선무효 소송 및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한 대권후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박사모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법 제 57조의 2에 언급된 `당내경선을 대체하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경선 후보 간 합의로 경선 대신 여론조사를 대체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만 효력이 있다`며 `경선과 여론조사 방식 중에 어느 하나를 택하지 않고 둘 다 반영한 것은 위법이며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박사모는 또 `이번 경선에서는 분명히 6000명의 여론 조사를 반영키로 해 놓고도 별도의 합의 없이 5490명만 조사됐을 뿐 아니라 여론조사에 `1인 6표`에 가까운 가중치를 둬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어긴 점 등도 경선 무효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 ‘박사모’의 경선무효 소송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은 다분히 냉소적이다.
심지어 범박 진영 일각에서조차 이런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경선무효’소송이 12.19 이전에 결정 날 사안은 아니다. 따라서 박사모의 이런 노력이 실제 ‘후보교체’로 이뤄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미리부터 포기해 버린다면, 역사의 발전은 없다.

이들의 경선무효 소송이 당장 ‘후보교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할지라도, 차후 이 같은 어이없는 경선을 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받는 판결을 이끌어 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박사모’는 훌륭한 역할을 수행해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무모한 도전을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비웃는 몰지각한 행동은 중지해야 한다.

다만 ‘박사모’는 무효소송 이후, 후보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놓지 않고, 무조건 ‘후보교체’가 이뤄진다며 회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가 불발로 끝날 경우에는 어찌하려는가?

“미안하다”는 말로 모든 것을 무마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도부는 회원들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 밝혀야 한다.

“지금 경선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간 제약 상 ‘후보교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만일 우리의 목적이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박사모’를 정치세력화 해서 새로운 정당 창당의 주역으로 나설 것”라거나, 아니면 “이번에는 지지할 후보가 없어 대선 참여를 포기하겠다”라는 식의 어떤 선언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이 같은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칫 이명박 진영의 ‘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게 범박 진영의 우려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박사모가 투표참여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투표를 포기하는 것도 주권행사의 한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적극적인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박사모’의 정치세력화를 선언하는 게 옳다는 판단이다.

현재 박사모는 정치인의 회원 가입을 허용하는가 하면, 회원들의 정치참여까지 허용하도록 일부 회칙을 개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는 박사모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세력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적극 환영하는 바다.

다만 필자의 판단이 옳다면, 박사모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지향점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무효 소송을 제기한 이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회원들에게 제시하라는 말이다.

만일 정광용 회장이 필자에게 자신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자문을 구해 온다면, ‘근혜신당’의 한 축이 되라고 권유하고 싶다.

원칙주의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당장 합류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서청원 전 고문이나 홍사덕.최병렬 전 의원 등이 총대를 메고 당을 만들면, 마땅히 박사모가 그 한 축을 떠맡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근혜신당’ 창당주역은 서청원.홍사덕.최병렬 전 의원들이 아니라 ‘박사모’가 되는 게 맞다.

물론 ‘박사모’가 이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그동안 박 전 대표를 지지해온 모든 논객들도 함께 손을 잡아 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과연 올해 대선과정에서 박사모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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