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6000년 전 신석기시대의 숨결이 묻어나는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제12회 선사문화축제’를 개최했다.
구는 지난 1995년부터 신석기시대 최대 집단취락지인 암사동 선사주거지의 역사적, 학술적 의의를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축제를 통해 주민화합에 기여하고자 선사문화축제를 개최해왔다.
선사문화축제는 해마다 테마를 정해 축제의 색깔을 입히고 정통성을 이어왔으며, 올해는 ‘생(life)’를 테마로 인간의 고향, 사랑, 가족의 의미를 담아냈다.
‘생의 한가운데 그들의 삶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참가자들이 직접 선사시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 축제 메인무대에서 펼쳐진 전통연희악회 ‘너름산이’의 신명나는 연희무와 봉산탈춤으로 축제의 개막을 알렸다.
이어서 진행된 개막행사에서는 지역의 숨은 공로자들을 발굴해 공로를 기리는 ‘제16회 강동구민대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또한 미8군 군악대 연주와 한국·중국·일본의 전통악기인 ‘율려’ 연주, SAC의 한국 춤과 B-boy공연, 어린이 국악동요 ‘소리랑’공연이 축하무대로 이어졌으며, 유심초, 백지영을 비롯해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댄스그룹 FT아일랜드 등 유명 연예인의 축하무대로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축제 둘째 날과 셋째 날은 모든 학교가 쉬는 토요일과 휴일을 맞아 청소년 등 젊은층과 온 가족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웠다.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선사 원시 마라톤대회’는 13일 오전 9시30분 선사주거지를 출발해 광나루둔치, 육갑문, 올림픽대로를 돌아오는 코스(5㎞, 10㎞)로 진행됐다. 참가자에게는 기념티셔츠가 제공됐으며, 가족상과 분장상을 시상하는 등 특별 이벤트가 마련되기도 했다.
또한 축제를 찾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경제 뮤지컬 ‘재크와 요술저금통’이 같은 시간 메인무대에서 펼쳐졌으며, 오후 1시부터는 ‘노래야 나오너라’와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주민참여마당인 ‘나도야 예술가’가 열려 무용, 마임,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주민이 주인공이 돼 꾸려나가는 이번 프로그램은 축제 시작 전부터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열기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워 별도 예선을 거치기도 했다.
이어 청소년을 위한 무대로 ‘청소년 동아리축제’가 열려 청소년 동아리 10개 팀이 참여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으며, 카라, 슈퍼키드, 벨라마피아, 엠비크루, 리쌍, 부가킹즈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 무대가 이어져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또한 선사문화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바위절 마을 호상놀이’가 13일 선사로와 14일 천호동 천일중학교 앞에서 선사주거지까지의 1.6㎞구간에서 진행됐다.
호상놀이는 과거 강동 지역에서 사람이 죽으면 출상시 험난한 길을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전날 밤 선소리꾼과 상여꾼들이 모여 빈 상여를 메고 밤새도록 만가를 부르며 발을 맞추는 놀이로 서울시 무형문화재 10호로 지정됐다.
이와 함께 축제기간 동안 ▲신석기문화체험교실(간석기 만들기, 곡식껍질 벗기기, 동·식물 다듬기, 조개장신구·단추, 토기 만들기) ▲원시퍼포먼스 ▲움집 생활체험 ▲동물농장 교실 ▲곤충농장 교실 ▲그라피티 ▲민속놀이체험교실 ▲코스프레 ▲타악기와 국악기 체험교실 ▲예술인 체험 장터(점핑클레이, 해피컬러믹스, 칠보공예, 리본아트, 비누공예, 도자기 체험, 알 공예, 대나무활 만들기, 탄청 퍼즐, 에스보드 체험, 나무곤충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코너와 함께 의료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동·서양 의료발전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의 협조로 마련된 의료발전사 코너는 국내 대학병원과 한방병원 및 박물관,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주민들이 의료발전사를 쉽게 배우고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동·서양 의료발전사 전시실 ▲체험실 ▲상담실 ▲퀴즈코너 ▲한방약제 시음 코너 및 약선 전시실 등으로 꾸며졌다.
특히 체험실에는 양방, 한방, 치과 등 3개 체험관이 설치돼 쑥을 이용한 뜸 만들기와 골절시 사지고정 체험, 혈액형 검사 등이 진행됐으며, 퀴즈코너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의료 발전에 관한 상식을 습득하고 기념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더불어 구는 선사주거지의 역사성과 가치, 이미지를 제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고자 13일 ‘암사동선사유적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진행했으며, 14일 서울대학교 임재효 교수가 들려주는 ‘생생한 선사주거지 발굴 이야기’의 역사특강을 마련됐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체험, 전시, 교육, 공연 등의 프로그램 다채롭게 마련됐다.
오전 10시부터 메인무대에서 국악체험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해설이 있는 발레체험 교실이 운영됐으며, 오후 5시 구립예술단(남성, 여성합창단, 경기민요, 무용팀)의 공연에 이어 서울발레시어터의 모던발레공연, 헤어모델들의 화려한 헤어쇼가 열렸다.
또한 오후 8시부터는 조항조, 김수희, 김범용, 한혜진, 배일호 등 유명가수들의 공연이 진행됐으며, 축제의 마지막은 화려한 불꽃놀이가 장식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축제를 통해 신석기시대의 유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유적지를 널리 알리고 교육과 역사문화의 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강동그린웨이 사업 추진, 암사역사생태공원 조성 등 주변 환경의 개발과 함께 선사주거지를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학생들의 역사교육의 체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sh07@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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