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하위 20%의 빈곤층이 살고 있는 지역의 0~14세 아동을 대상으로 ‘슈어스타트’라는 이름의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예산과 민간펀드가 재원으로 혼합 운용되고 있는 이 사업은 보건, 복지 전문가들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빈곤층 아동들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역시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을 센터를 운영하고 가정 방문을 통해 보건, 교육, 복지가 통합된 서비스를 빈곤층 0~5세 아동을 위해 실시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베스트스타트’라는 이름으로 ‘빈곤의 순환을 끊고 밝은 미래를 만든다’는 모토로 빈곤가정 아동을 위한 지원이 이미 2001년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우리나라도 동참하고 있다. 바로 ‘희망스타트’ 사업이 그 것. ‘희망스타트’사업은 말 그대로 빈곤의 대물림을 근절,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식시키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균등한 기회를 보장,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됐다.
보건복지부의 주도로 시행되고 있는 ‘희망스타트’ 사업은 올해 16개 시범지역에서 49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서울에서는 중랑구가 유일하게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중랑구 상봉1동과 신내2동을 대상으로 구는 대상자들의 욕구조사를 실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방과 후 ‘저소득층 자녀들의 방치’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문제로 인식해 상봉어린이집을 보육사업 위탁기관으로 선정한 뒤 지난 9월 희망스타트 센터의 문을 열었다. 중랑구의 희망스타트 사업은 저소득층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당면하게 되는 보건, 복지, 교육과 관련해 민·관이 협력을 통해 통합서비스를 구축, 지원하게 된다.
내년부터는 중랑구를 비롯해 16곳의 시범 사업지역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16곳이 더해져 총 32개지역이 시범사업 대상지로 확대된다.
중랑구 희망스타트의 특징은 비단 아동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아동을 둘러싼 가정전체에 그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 중에는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양육에 관련된 고민과 문제 해결을 위한 장치도 존재한다.
지방자치시대에 각 지자체는 지역개발과 주민 서비스 향상에 온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빈곤층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는 일회성에 그치거나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빈곤의 대물림을 끊는 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사회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복지가 단순히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시도를 보면서 이제 첫 발걸음을 뗀 중랑구 희망스타트 사업을 토대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 전 지방자치단체에 희망의 물결이 확산될 그때가 곧 다가올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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