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예산 문제, 추진 시기, 여론 수렴 방법 등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수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인수위측은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을 ‘성공적으로 복원(?)’시킨 사례를 들면서 경부운하 건설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 인수위측은 청계천을 '대운하의 축소판'이라고 이야기한다. 대운하가 한반도 중심을 관통하는 물길이라면 청계천은 서울을 관통하는 물길로 대동소이하다는 것. 한마디로 길이에만 차이가 있을 뿐, 별반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인수위에는 장석효씨를 한반도대운하T/F 팀장으로 선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씨는 바로 5년 전 '청계천 복원'의 막후 지휘자였다.
그렇다면 대운하 건설은 청계천 복원사업처럼 진행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심지어 여론수렴 절차와 방식까지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이 ""청계천 복원 사업과 연구내용을 시민들과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한 '청계천 시민위원회'가 구성돼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의견 수렴을 했다""며 ""한반도 대운하가 여러 가지 지역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지 의견 수렴을 거치고, 전문가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감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과정을 세밀하게 지켜본 필자로서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선 청계천 복원이 세간의 평가처럼 성공적이냐 하는데 대해 필자는 회의적이다.
아니 ‘복원’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복원이라면 최소한 양재천 쯤은 돼야 한다. 양재천은 동네 사람들이 들어가서 고기도 잡고, 연인들이 신발 벗고서 발 담그고 논다. 가끔 산책을 하다가 보면 사람들의 카메라 모델을 해주면서 먹이를 얻어먹고 있는 너구리도 만날 수 있다. 천변에 풀밭과 나무가 적당히 가꾸어져 있다.
반면 청계천은 어떤가?
시멘트로 뒤덮인 청계천에 발을 담갔다가는 세균에 감염된다는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쥐떼들이 출몰한다는 끔찍한 보도도 있었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있는가.
양재천은 2000년도에 공사를 시작해서 지금도 친환경적인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인 반면, 청계천은 공사기간을 정해놓고 시멘트로 급하게 완공시켜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 복원’이라는 평가에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 네티즌들은 “양재천을 한번 걸어보면 다시는 청계천을 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청계천을 저렇게 복원하려면 안 하니만 못하다. 지금이야 시멘트로 덮어서 물이 흐르고 사람들이 쉴 공간이 비슷하게나마 만들어졌기 때문에 조금은 호의적인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 내 예상으로는 10년 내에 엄청 욕먹을 짓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굳이 점수를 매겨보자면, 양재천은 90점, 청계천은 10점”이라고 혹평했다.
조.중.동을 통해 알려진 평가와는 사뭇 다른 평가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서 서울시장이 나올 경우, 시멘트로 뒤덮인 청계천 바닥을 다시 걷어내고 친환경적인 복원작업을 새롭게 시작 할지도 모른다.
특히 ‘청계천시민복원위원회’를 운운하면서, 여론수렴을 잘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실제 당시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복원시민위원들이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으나, 그들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말았다.
오죽하면 당시 이명박 시장이 임명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1기 위원 26명이 지난 2004년 9월 15일 “청계천을 망치는 이 시장을 막지 못했다”며 집단 사퇴하는 불상사가 빚어졌겠는가.
만일 당시 시민들의 의견과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고 받아들였더라면, 청계천이 오늘날처럼 시멘트덩어리의 기형적인 모습으로 탄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지금 필자는 이 당선자의 청계천 복원을 폄하하려는 의도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만, 청계천은 다시 뜯어내고 새롭게 복원시킬 수 있지만, 경부운하는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신중을 기해 달라는 간절한 바람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임기 내 완공이라는 부질없는 욕심으로 인해 경부운하 건설을 청계천처럼 ‘후딱’ 해치워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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