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분당 가능성을 넘어서 이회창 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는가 하면, 자신들이 85~90명의 박근혜계 명단을 제출하며 공천 보장을 요구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강력 반발했다.
얼핏 이 같은 반응은 모순인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왜 그런가.
일단 박 전 대표 측이 탈당 혹은 분당해 독자신당을 창당하거나, 자유신당과 연대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나라당내에서 불거져 나온 공천 갈등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85~90명의 박근혜계 명단을 제출하며 공천 보장을 요구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법적대응방침을 밝힌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명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근혜 측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공정한 공천 보장’이다. 물론 이들의 요구대로 공정한 공천을 할 경우, 박근혜 계열은 모두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깔려 있다.
하지만 <동아일보>보도대로라면, 무조건 ‘내 새끼 챙기기’가 되고 만다. 결과는 같지만 뉘앙스가 다르다. 즉 내 계파를 챙겨주지 않으면, 탈당이나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엄포가 되는 것이다.
실제 박근혜계는 이날도 이명박 당선인 측을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탈당' 경고에 이어 아예 이회창 전총재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박근혜계 엄호성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의 요구는 한나라당이 하나로 뭉쳐라는 강한 요구가 있다는 걸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탈당이나 분당이나 그런 용어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만일 그렇게 일방적으로 승자독식이라는 입장에서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면 거기에 일방적으로 당할 순 없는 거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회창 전총재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나 그것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과 관련, ""박 전 대표가 지난번에 당의 정치발전을 위해서 ‘만약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이를 저지하겠다’라고 한 바 있다""며 ""그러한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며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나도 그런 상태까지 가지 않길 바라는 입장이나 만약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그런 불공정한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방법이 없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엄 의원이나 김 의원 모두, 결국은 공천 문제로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이 말하는 명분은 ‘공정한 공천’이지만, 실상은 ‘박근혜계 공천보장’ 요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동아일보>의 보도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역시 명분 때문이다. 만일 공천 보장요구를 들어주지 않아서 탈당했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결코 그런 식으로 탈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에서 ‘공정한 공천’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비민주적 정당에 몸을 담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탈당해야 모양새가 좋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박근혜 신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줄 것 아니겠는가.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명박 진영에서는 일부러 ‘박근혜 진영에서 4월 총선 공천 보장 희망자 85∼90명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이명박 진영에 전달했다’는 식의 발언을 기자들에게 흘렸을 것이다. 일종의 언론플레이다.
한마디로 박근혜 진영이 노련한 이명박 진영에게 당한 거라고 보면 맞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이명박 진영의 누군가가 박근혜 진영의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의 공천을 희망하는지 물었을 것이고, 그래서 그는 멍청하게 공천 희망자 명단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 명단은 ‘박근혜가 이런 사람을 공천 해 달라고 이명박을 압박하고 있다’는 식으로 부풀려져 조.중.동을 통해 확대 재생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계 의원들은 탈당과 분당의 명분이 일시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박근혜 신당에 대한 ‘사전 김 빼기’ 작업인 것이다. 만일 필자의 생각이 맞는다면 이명박 진영이 이번에도 이겼다.
어쩌면 이로 인해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에도 한나라당에 그냥 주저앉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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