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개헌의석을 꿈꾸던 오만한 한나라당의 더 이상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최근에는 과반의석마저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강부자(강남 땅부자들)-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라는 이명박 초대내각의 인사파문 탓만은 아니다.
이른바 ‘명계남(이명박 계열만 살아남은 공천)’이라 불리는 잘못된 공천 탓이 더 크다.
명계남 공천이란 한나라당 공천자 245명 중 157명(64.2%)이 친이명박 성향인 반면 친박근혜 성향은 44명(17.9%)에 그쳐, 친이명박계가 공천을 장악한 것을 비꼬는 말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23일 당 공천심사에 대해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라고 규정하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전국 단위의 총선 지원유세 여부에 대해 ""지원 유세 계획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총선 공천이 '명계남' 공천이라는 비판 여론을 받고 있는데다 박 전 대표까지 지원 유세를 거부하면서 민심 이반 현상을 타개할 만한 요소가 사실상 사라지고 만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자 책임 당사자로 지목되는 이재오 의원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불출마해야만 한나라당으로부터 등을 돌린 민심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같다.
실제 그는 23일 계보 의원들에게 '불출마 검토' 카드를 빼들었다. 여기에는 자신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물론 이 의원이 '불출마 검토'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재오 의원의 직계인 수도권 소장파들의 이상득 국회부의장 불출마 요구에 탄력이 붙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이 의원이 이 부의장을 밀어내려는 파워게임으로 비쳐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를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말았다. 따라서 실패작이다.
또 이재오 의원은 불출마 검토 카드를 통해 자신을 공격해왔던 박근혜 전 대표 쪽을 압박하려는 전략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제 이 의원은 ""나는 다 버렸으니 당신들도 당 총선승리에 적극 동참하고 협조하라""고 요구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웃기도 않는다는 반응이다.
박근혜 측 한 인사는 “최근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국현 50%대 이재오 29%로 거의 두배 가까운 지지도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서 어차피 낙선할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불출마를 누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과반확보에 실패할 경우 이상득 출마 탓으로 돌리며, 자신은 면피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속보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박근혜를 압박하려 했다가 오히려 비웃음만 사게 된 셈이다.
결국 이재오는 당권암투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자신의 지역구마저 사수하지 못할 경우 그의 입지는 더욱 초라해 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 판세가 그런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 대표는 반드시 원내 인사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는 건 아무래도 웃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재섭 대표의 불출마가 더 빛나 보인다.
강재섭 대표는 비록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의 도전을 받기는 했으나, 아직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박근혜를 몰아내고 한나라당 안방을 차지하려던 인사들이 ‘속속’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검토의사를 내비치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강재섭 대표는 불출마로 국회의원의 꿈을 접어야 하고, 이재오 의원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를 만나 낙선의 위기에 처해 있고,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누구인가?
강 대표와 이 의원 이외에 누가 박근혜 전 대표로 하여금 “지원유세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도록 만들었을까?
어쩌면 그들은 지금쯤 쥐구멍에 숨어 숨죽이며,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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