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마무리하고 재포장을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도로를 파헤치고 공사를 시작하는 모습 역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는 건물을 신축할 때 전기, 통신,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 각종 지하매설물을 설치해야 하는데 공사를 시행하는 주체가 달라 각각의 기관별로 공사를 진행해서 생기는 문제다.
서울 광진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각종 지하매설물을 설치할 때 한 곳으로 모아 공사를 실시토록 해 주민이 통행하는데 불편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고 공사비용을 절감했다.
또한 기존의 지하매설물 설치를 신청할 때 민원인이 3~7곳의 지하시설물 관리기관을 각각 방문하던 것을 지하시설물 관리기관의 업무담당자로 이뤄진 실무추진팀(Task Force Team)을 구성해 민원인이 구청에 공사를 신청하면 공사와 관련한 제반사항을 협의하고 민원인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One-Stop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구의 이러한 행정혁신이 주민불편을 해소하고 행정효율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9월 ‘광진구 행정 혁신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우수상에 선정됐고 같은해 12월 ‘서울시 창의시정’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모든 성과는 구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해 주려는 노력 끝에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구가 주민의 행정 편의를 높이고 효율적인 행정을 위한 행정혁신을 이루려면 각 기관 및 부서 간 담당 영역이 겹치는 일들을 협의하고 조정해야 되는데 서로의 영역에 대해 관여하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나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위의 사례와 같이 지하매설물 설치기관이 여러 곳으로 분산된 경우 각 기관마다 입장차가 존재하고 기관들마다 각자의 일정과 계획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모든 사항을 총괄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와 담당 공무원의 문제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많은 기관들이 행정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변화를 체험하기 어려운 이유가 행정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기관 및 부서 간의 의견 충돌이 나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구와 담당 공무원이 행정 혁신을 이루겠다면 의지가 부족하다면 결국엔 각각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시간만 흐르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광진구의 행정혁신이 화려하거나 많은 예산을 들인 것은 아니지만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번 혁신이 광진구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구에도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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