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왜 국민들이 ‘MB’ 좌장격인 이 의원과 측근인 이방호.박형준.정종복 의원 등을 모조리 낙마시키고,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한 인사들을 무더기로 당선시켰는지 모르시겠습니까?

한나라당의 미래가 왜 꼭 ‘박근혜’라야만 하는지 정녕 모르시냐는 말입니다.

아니면 알고도 짐짓 모르는 척 하시는 것입니까?

유권자들은 공천권을 휘두른 ‘MB’측 인사들을 대거 낙선시키고, 오히려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후보들을 당선시켰습니다. 이것이 바로 총선민심인 것입니다.

그런데 총선민심의 직격탄을 맞은 이 의원께서 오는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소식이 들리는데, 이게 사실인지 묻고 싶습니다.

더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이대통령과 긴밀한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었다는 데, 맞습니
까?

실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 회동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일축하고 나선 것은 이 의원께서 총선 패배 후유증을 해소하고 다시 힘을 추스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특히 그 이유가 차기 여당 대표로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데, 사실인가요?

만일 사실이라면 그 얼토당토않은 꿈을 접으십시오.

지금의 한나라당 의석수는 비록 숫자상 과반의석이기는 하지만 ‘불안한 과반’입니다.

이미 전여옥, 진수희, 정몽준 의원 등 무수히 많은 당선자들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검찰이나 선관위 등에 고발당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몇 명 금배지를 반환 할 처지에 놓일지 알 수 없습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과반이 무너지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따라서 당밖에 있는 홍사덕.서청원.김무성.한선교 당선자 등 친박세력의 영입은 불가피합니다.

그러자면 당연히 박근혜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아야만 합니다. 그들은 여전히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그의 정치 철학을 따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총선에서 낙마한 사람이 당권을 잡는다면, 그 모양새가 얼마나 웃기는 것입니까?

이 의원의 당권욕심 때문에 헌정사상 보기 드문 '원외(院外) 여당 대표'가 탄생된다면, 그것은 두고두고 정당사에 웃음거리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 의원께서 당권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그간 당내에 나돌던 ‘잠재적 경쟁자 제거설’이 모두 사실이란 점을 시인하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 이번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을 보십시오. 친박진영의 홍사덕.김무성 당선자 등은 강력한 당권주자들입니다. 친이 진영의 김덕룡.박희태 역시 유력 당권주자들로 꼽혀 온 사람들입니다. 특히 중립진영의 맹형규 의원은 당권주자로 손색이 없는 인사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낙천’이라는 폭탄을 맞았습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는 이들의 낙천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오 당권도전 행보에 방해가 되는 인사들이기 때문’이라는 음모론이 나돌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이재오 의원은 이제 집에서 조용히 지내시는 게 옳지 않을까요?

이 대통령은 총선 결과가 드러난 지난 9일밤 이 의원께 전화를 걸어 낙선을 위로했고, 이 의원께서는 ""당분간 조용히 지내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침묵을 깨고 당권도전설을 언론에 ‘질질’ 흘리시는 것입니까?

이재오 의원께서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와 단절하느냐, 재기를 도모하느냐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향후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말 국민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면, 제가 조언해 드리겠습니다.

당을 더 이상 시끄럽게 만들지 말고, 정치와 단절하시고, 댁에서 조용히 지내시는 게 당과 나라를 위해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지금 당은 이 의원보다 박근혜 전 대표를 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민심은 그 사실을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의원께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결단을 미루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의원께서는 ""과거는 빨리 털어버릴수록 미래에 대한 꿈과 도전이 힘을 받는다""는 말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이 의원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라야만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바라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나,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이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꼭 ‘박근혜’라야만 한다
는 게 필자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이 의원께서는 부디 허망한 꿈을 접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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