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MB', 박미석은 억울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4-28 1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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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기용 때부터 말이 많았던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재산 의혹 문제로 끝내 자진 사퇴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박 수석은 여전히 억울해 하는 심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청와대 정무라인에서도 박 수석에게 ""억울한 것은 알지만, 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해 오자, 지난 26일 오후 사퇴를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억울하다는 말인가?

잘못했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서는 게 당연한 일이거늘 무엇이 그토록 억울하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 속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가 억울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이번 재산등록대상자 가운데 박 수석만 재산이 많은 게 아니라 대부분이 수억대의 재산가들이다.

실제 재산공개 이후 ‘강부자 내각’에 빗대어 ‘강부자 청와대’라는 비아냥거림이 일시에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더구나 박 수석 혼자만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는 게 아니다. 박 수석 이외에도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 등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언론과 정치권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김병국 수석은 11살 때, 두 아들은 생후 100일을 전후해 부동산 소유자 명단에 올라 편법 증여 의혹을 사고 있다. 곽 수석은 대학교 시절 위장전입으로 농지를 구입한 의혹이 있다.
이봉화 차관은 1968년 경기도 안성의 논·밭 3필지를 산 뒤 인근 지역으로 주소를 이전했지만 실제 거주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역시 불법적으로 토지를 획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수석과 그야말로 오십보백보인 셈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자신도 수백억원대의 재력가인데다가 위장전입 등을 통한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대선 과정에서 내내 상대 후보의 공세에 시달렸던 당사자 아닌가.

그러니 이들 모두를 남겨두고 혼자 물러나야 하는 박 수석의 심정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이쯤 되면 박 수석이 ‘여자 이명박만 죄냐?’고 항변하는 김상돈 화백의 만평이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끌은 것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하지만 이렇게 ‘박 수석 꼬리 자르기’로 모든 것을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곽승준, 김병국, 이동관 청와대 수석,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 등 불법이 드러난 공직자들은 즉시 사퇴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강부자 내각'에 이은 ‘강부자 청와대’라는 불신과 오명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려면, 그 길 밖에는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도덕성 문제에 관대했던 것은 단지 ‘경제’문제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새 정부는 출범한지 불과 두 달 만에 747공약을 접고 말았다.

경제 문제에 관한한 뭔가 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아무 것도 해 줄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만 셈이다.

오죽하면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가 28일 ""747공약은 애당초 불가능했다""면서 ""4만 달러는커녕 금년에 2만 달러도 유지하기 힘들고 7대 강국은 거꾸로 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질타했겠는가.

그래서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재신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엉터리 같은 이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혹독하게 그 책임을 묻는 것으로 자신들의 분노를 삭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 면에서 보자면 ‘여자 이명박’이라 불리는 박 수석은 더욱 억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18대 대선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억울한 한 표’를 던져야 했던 유권자들의 안타까운 심정에 비할까?

진정 억울한 것은 박 수석이 아니라, 18대 대통령 선거를 잘못 치른 유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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