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계, ‘꼼수’정치 중단하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28 17: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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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인 25% 내외의 국민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MB는 꼼수의 달인처럼 보인다. MB만 그런 게 아니라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역시 ‘꼼수’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사람들인 것 같다.

우선 MB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하천 정비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이라는 사실이 정부 공식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고 한다.

즉 4대강 정비 사업은 대운하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꼼수라는 말이다.

이런 사실은 <한겨레>가 지난 27일 단독 입수한 국토해양부의 ‘친환경적 친문화적 물길 잇기 기본계획 및 5대강 유역 물관리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서 드러났다.

국토부가 지난 4월 작성한 이 문건은 국토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기관에서 올 4월부터 2009년 5월까지 3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수행할 연구의 내용과 지침을 담고 있으며, 연구기관 5곳은 이 지침에 따라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건에 따르면 과업의 주요 내용 다섯 가지 가운데, ‘물관리 종합대책’을 뺀 네 가지는 △물길 잇기 기본계획안 △운하 관련 기본사항 조사·분석 △운하 신설에 따른 지역개발 구상 △운하 관련 법·제도 연구 등 모두 운하와 관련된 것들이라는 것.

결국 지난 2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 즉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이처럼 정직하지 못하고, ‘꼼수’나 부리려는 MB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염증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문화제가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는 단적인 사례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고 보니 MB만 그런 게 아니다. 그의 측근들도 별반 다를 바 없는 ‘꼼수’의 달인들 같다.

실제 친이(親李, 친 이명박)계가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지금 ‘꼼수’가 판친다.

재선 이상의 국회의원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당이나 국회 감투를 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보니 ‘친박복당’은 그저 걸림돌일 뿐이다.

지금 한나라당 내에서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사가 단 한명이라도 남아 있는가?

김덕룡.맹형규.박희태 의원과 같은 중진급 인사들이 모두 ‘낙천’이라는 폭탄을 맞고 쓰러졌다. 김무성 의원은 비록 낙천의 폭탄을 뚫고 살아남았지만, 한나라당을 탈당해야만 했다.

서청원, 홍사덕 같은 대형급 인사들 역시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태다.

이런 사람들이 빠진 상태에서 한나라당은 지금 인물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당밖에 있는 친박인사들의 복당을 받지 않으려 기를 쓰고 있다.

기껏해야 여우 수준에 불과한 자신들이 사자와 같은 거물급을 상대로 싸울 수도 없으니, 아예 그들을 링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실제 친박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5월에 매듭 될 경우, 이들이 대부분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현재 한나라당 내에 있는 3선의원은 아예 국회내 감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홍사덕, 서청원(이상 6선), 박종근, 김무성, 이해봉, 이경재(이상 4선) 등 4선이상 중진급만 여섯 명이 한나라당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내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황우여(4선),법제사법위원장은 최병국(3선),재정경제위원장은 이한구(3선),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박진(3선),국방위원장은 김학송(3선),행정안전위원장은 서병수 원유철 정갑윤(3선),교육과학기술위원장은 전재희(3선),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고흥길 심재철 정병국 정진석(3선),지식경제위원장은 원희룡 이병석(3선),보건복지가족위원장은 남경필(4선),국토해양위원장은 송광호 윤두환 장광근, 조진형(3선)의원 등이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친박 거물급 인사에 비하면 너무나 약체다.

그래서 한나라당 친이계 인사들 사이에서 “그냥 우리끼리 가자. 그래야 국회직 감투를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는 마치 복당이 가능할 것처럼 연막을 피운다.

물론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가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직 감투를 하나라도 더 빼앗아가지 못하게 하려는 일종의 ‘꼼수’다.

하지만 이런 ‘꼼수’정치에 박수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MB와 그의 측근들의 꼼수 정치에 등을 돌리고 말았다. 20%대에 머물고 있는 MB지지율이 이 같은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국민들은 이제 정치가 좀 더 정직해 지기를 바라고 있다. ‘친박복당’ 되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그만이다. 그러니 제발 ‘꼼수’는 부리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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