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씨는 지난 2018년 서울 자택에서 과거 해외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 공급책 이 모씨(27)로부터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사서 3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이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할 당시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한 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에 대해 "아는 누나"라면서도 "누나는 대마를 흡연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정씨는 앞서 경찰에 구속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 모씨(31)와도 1차례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를 받았다.
정씨는 공급책 이씨가 지난 2월 경찰에 체포되기 1주일 전 영국으로 출국했으며,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입국 시점을 변호인과 조율하다가 2개월 만인 지난 21일 자진 귀국했다.
경찰은 정씨가 21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자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정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회사 사옥 신축 문제로 영국에 간 뒤 건강이 좋지 않아 해외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이다.
아울러 정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최씨는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최근까지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근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간이시약 마약 검사는 음성이 나왔지만 정씨가 대마 구입과 흡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고 정확한 범행 횟수는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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