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공하러 온 신하 같은 기분이었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8-17 17: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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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 기자(의정부 주재 )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본 중국의 주석 후진타오 모습은 그야말로 오만 그 자체였다.

참석한 각국 대통령에게 대하는 거만한 몸짓과 눈초리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아주 눈꼴사나운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아마 ‘중화(中華)사상’을 만방에 알리기 위한 과장된 연출일 것이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마치 ""조공하러 온 신하 같은 기분이었다""고 일축하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악몽 중의 악몽’이었으며 내 평생에 그렇게 고통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검색을 받기 위해 말복 날 뙤약볕 아래서 두 시간 동안 서서 기다렸는가 하며, 정작 어렵사리 입장한 개막식장은 VIP석이라고는 하지만 자리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할 만큼 좁았으며 저 멀리 큰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는 후진타오는 황제 같았고 나머지 참석인들은 황제를 축하하기 위해 조공 온 사신 같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김 지사는 두 시간 기다려서 개막식이라도 봤지만 김 지사 수행비서관은 개막식도 못 보고 계속 밖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고 하니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중국속담에는 “가장 더울 때 재수가 넘치고 재물이 들어온다”고 한다.

결국 이런 미신은 각국 축하객들에게 그대로 전가돼 다른 나라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더운 날 올림픽 개막식을 펼쳤다고 하니 가히 오만불순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몇달 전 서울시 한복판에서는 한-중 ‘성화봉송’ 충돌로 중국유학생 1만여명이 거리를 누비며 프라자호텔 안까지 점령, 고함을 치고 사진을 찍는 등 세 과시를 펼친 적이 있다.

평양에서는 엄청난 환영 속에서 성화봉송 행사가 치러졌지만 서울에서는 일부이긴 하지만 ‘티베트에 자유를(Tibet for Free)’ 주장하며 성화 봉송 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시위대 앞에 1만여명의 중국인들이 나타나 외국인과 티벳평화연대를 향해 폭력을 휘두르며 순식간에 서울 거리를 점령했다.

도대체 1만에 가까운 많은 중국유학생들이 어떻게 한꺼번에 나타난 것일까.

또 수많은 대형오성홍기까지 동원하며 과격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왠지 조정에 의한 사전준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쨌든 ‘중화제일주의다’ 하면서 안하무인으로 설쳐대는 중국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으면 안 될 것이다. 김 지사는 말한다.

“앞으로 중국의 자기중심주의 행동은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기에 우리는 이를 경계하고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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