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고철가격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 양주시의 옥정지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판교보다 더 큰 신도시를 실현하고 있는 양주 옥정지구는 지난 2007년 보상을 모두 마치고 지장물 철거공사와 철거 중 발생하는 폐기물처리 공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했던 철거공사는 왠지 용두사미 꼴로 상판과 벽체만 허문 채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고철 때문인데, 업자들의 말에 따르면 “철거에 나서기 전 이미 주택이나 공장은 어느 정도 철거가 된 상태” 라는 것이다.
동네 고물상에서 건물주에게 얼마의 돈을 건네고 고철을 가져가기 위해 어느 정도 솎아낸 것인데, 이쯤 되면 철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일을 절반이상 도와준 동네 고물상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 아닌지.
하지만 업체의 모습은 이를 반가워하기는커녕 닭을 보던 개가 멍하니 담장위에 있는 닭을 바라보는 모습처럼 망연자실 그 자체였다.
사라진 고철 때문인데, 철거는 뒷전이고 고철 파먹기에 전력을 쏟아 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부수입인 철근, 즉 짭짤한플러스 알파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것인데, 얼마나 허탈했겠는가.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게 확실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철거를 하기위해 입찰에 참여 낙찰된 업체가 고철이 없어졌다는 이유 때문에 철거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버티다 보면 토개공에서 ‘울며 겨자 먹기’ 로 공사비를 올려 준다는 것이다.
올려주지 않으면 어쩌려고 낙찰된 공사를 하지 않고 버틴단 말인가.
이 시점에서 토지개발공사가 나섰다.
“이 모든 책임은 마을 주민들에 있습니다” “ 대문이나 창문정도 떼어가는 건 눈감을 수 있지만 기둥 안에 있는 철근까지 가져간 것은 주민들의 잘못입니다”
결국 토개공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원상복구명령이 담긴 고지서 형식의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주민들은 토지보상만 받았지 지장물 보상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에 그때까진 우리 재산이므로 고철이든 창틀이든 가져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누구 말이 맞든 토개공의 뒷북행정 처리는 왠지 어설퍼 보인다. 그동안 뭘 하다가 뒤늦게 편지나 보내고 있는지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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