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복마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9-30 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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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 (경기북부 주재) 소문만 무성했던 관공사 하청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양주시 교통과 주관으로 실시한 ‘국도3호선 교통혼잡지역 소통개선사업’이 그 사례로 공개입찰에서 낙찰에 성공한 업체의 공사권을 다른 업체에 하청을 주도록 유도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동안 관공서 주변에서는 낙찰에 실패해도 “잘 아는 공무원만 있으면 공사를 따낼 수 있다.”는 설이 왕왕 있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담당부서에서 원청자로부터 하청을 따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 경기도 전역이나 전국을 상대로 입찰을 실시하다보니 공사현장에서 먼 거리에 있는 업체가 낙찰 받을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 틈바구닌데, 이때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부서의 책임자나 직원은 거리상의 이유를 들먹이며 지역 업체에 하청주기를 부추기거나 은근히 압력을 가한다.

“공사도 까다로운데 잘 하시겠어요 ” “부담스러우면 총 금액의 10~20%정도 받고 하청을 주시죠.”

만약 업체로부터 “예 그렇게 하죠.”라는 사인이 떨어지면 그 때부터 난리가 난다.

왜 안 그렇겠는가. 돈과 곧바로 직결되는 건인데, 이번 양주시의 경우도 교통과를 비롯, 회계과, 경리계 등에서 서로 자신이 추천한 업체를 선정하라며 원청자를 물고 뜯었다.

줄 수 있는 물건은 하나뿐인데 서로 자신을 달라고 하면 결국 배가 산으로 올라가지 않겠는가.

서로 달라는 통에 업체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고, 각 부서에서는 보이지 않는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업체를 향해 수 십 번 전화만 해댔다.

결국 업체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기에 이르러 업체와 담당자만 알고 있는 비밀 중에 비밀인 하청비리가 만방에 알려졌다.

확인 차 교통과를 방문해 이유를 물었다.

“부서에서 업체선정에 관여하는 건 잘못된 거 아닙니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업체를 추천한 게 뭐 잘못입니까.”

답변 뒤에 숨어있는 커미션의 실체를 숨긴 채 너무도 당당했다.

기자가 다녀간 후 화들짝 놀란 담당부서의 행동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자까지 부르고 지랄들이야 ” 이따위로 해서 공사 잘하나 보자”

이런 일이 비단 양주시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담당부서가 나서서 업체선정에 개입한다면 분명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조차 모른 채 커미션의 현장에 공무원들이 가세하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분명 부실시공으로 이어질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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