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선후배인 양감독 전략대결 관심 집중
선후배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손쉽게 3연승을 거두며 두산 베어스와 오는 16일부터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페넌트레이스 상대전적에서는 삼성이 두산에 10승 8패로 앞섰다.
하지만 단기전이라는 특성과 변칙적인 전술, 선수운용 등으로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흥미로운 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새로운 지략가로 거듭난 삼성 선동열 감독(45)과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두산 김경문 감독(50)의 두뇌싸움은 경기 못지않게 큰 관심거리다.
둘은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야구계에서 둘도 없이 절친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대표팀에서 감독과 코치로도 한솥밥을 먹어 남다른 인연을 과시한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두 감독 역시 사적인 감정은 잠시 잊은 채 선의의 경쟁을 준비 중이다.
현재 롯데를 3연승으로 제압하고 올라온 삼성과 선동열 감독의 기세는 대단하다.
선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공격적인 야구로 호평을 받았다.
중심타자 박석민(23)을 2번으로 올리며 변칙적인 타순변경에 성공했고 3차전에서는 이를 대신해 조동찬(25)을 올렸다. 조동찬은 3차전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마운드 운용도 훌륭했다.
2차전, 팽팽한 긴장감이 오가는 접전에서 선 감독은 불펜 투수진을 적재적소에 적절히 활용해 롯데의 막강타선을 잠재웠다.
이어 3차전에서도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사용한 ‘조진호 카드’가 딱 들어맞아 뛰어난 용병술을 자랑했다.
이에 맞서는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모든 것을 설명했다.
올림픽 당시 의외의 선수기용과 한 템포 늦은 투수교체 타이밍 등으로 팬들 사이에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9전 전승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세계 최강 쿠바, 미국 그리고 일본프로야구(NPB) 최강멤버로 짜여진 일본을 모두 제압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이 높게 평가받은 이유 중 하나는 페넌트레이스 도중 소속팀을 버리고(?) 대표팀에 전력했지만 두산으로 복귀해 2위라는 성적을 냈다는데 있다.
김 감독은 올림픽 이후 “이제 소속팀 두산에서 뭔가 해야 한다”며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두산에서의 한국시리즈 제패를 꿈꿔 왔다.
삼성과 두산, 모두 서로를 꺾고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를 꿈꾸고 있을 것이다.
양 감독 역시 자신과 팀의 목표를 위해 절친한 선배 혹은 후배를 제압하고 가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지만 이 점이 팬들에게는 더욱 큰 흥미로 작용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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