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이제 지사님이 애타게 소원하던 규제완화 빗장이 풀렸으니 순차적으로 인류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쉿, 조용히 하십시오. 지금 지방의 수호들이 연일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 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으니 숨도 크게 쉬지 말고 아주 조용히, 조용히 일을 치러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지난 10월30일 도 31개 시ㆍ군 부단체장 영상회의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날 경기도청에서 벌어졌음직한 상황을 풍자해봤다.
왜 안 그렇겠는가.
김문수 경기지사는 취임직후부터 경기도의 사활은 역시 규제완화임을 주장하지 않았던가.
그는 “지난 1994년 1월 제정된 역사상 유래 없는 악법인 ‘수도권정비계회법’에 묶여 그동안 경기도는 이불 쓰고 만세 부르는 형상으로 우리끼리 만의 수도권에 지나지 않는 초라한 도시에 불과, 인구밀도가 서울의 6.4%로 전국 7위에 불과하며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8위에 그치고 있어 꼭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수도권정비법’을 타파하겠다.” 고 부르짖었다.
이 문제는 밤이고 낮이고 시간만 나면 틈나는 데로 어떠한 장소에서도 계속됐으며 나중 그의 주장은 너무하지 않느냐는 독설로 치부되기도 했었다.
지난 7월 21일 정부가 '선(先)지방발전, 후(後)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지역발전 추진전략을 발표한 직후부터는 그 강도는 더 셌다.
김 지사는 '배은망덕한 정부', '망국적 정책', '공산당보다 더한 규제' “서울은 만원, 인천은 급성장하는데 경기도만 답답하다.” ""이명박 정부 성공의 지름길은 수도권 규제 완화다."" ""감옥 가더라도 할 말은 한다."" “청와대 공격이 아니라 충언이다.” 등 원색적인 독설(毒舌)도 서슴지 않았다.
한때는 그 주장이 너무 강하자 “혹시 대권도전과 같은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까지 가세, 경기를 제외한 전국 광역, 기초 자치단체 할 거 없이 모두 김지사를 공격 했었다.
특히 정치 좀 한다는 이들은 이런 기회에 어부지리로 점수라도 따낼 양 “지방이 걱정입니다.”라는 낮은 어조로, 지방걱정을 아주 많이 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다소 목소리가 높더라도 수도권을 뺀 나머지 절반의 국민들에게 뭇매를 맞을 각오로 달려드는 김지사를 향해 ‘대권 꿈’ 때문에 그리 했다고는 절대 생각지 않을 것이다. 다만 두려움과 부러움이 공존한 채 조용히 “일 하나는 잘 하네”하고 읊조렸을 것이다.
김지사의 ""좌우명은 ' 서경(書經) 편에 등장하는 유정유일(惟精惟一)'이다. '오직 정성을 다해 오직 한결같이'라는 뜻처럼 한결같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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