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반면, ‘명박사랑’은 사실상 ‘개점휴업’과 다를 바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한마디로 ‘모이는 친박(親朴)’의 모습과 ‘흩어지는 친이(親李)’의 모습을 두 팬클럽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팬클럽의 실상은 어떠한가.
대선 레이스가 불붙었던 2007년 2월 경에만 해도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터넷 팬클럽은 무려 30개에 달했으며, 총회원 수도 20만 명을 넘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집권 1주년을 맞은 25일 이명박 팬클럽 대부분은 사실상 폐쇄됐거나 ‘개점휴업’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이명박 팬클럽의 양대 산맥이라는 ‘MB연대’ 와 ‘명박사랑’ 을 제외한 나머지 팬 사이트들은 이제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들 팬클럽도 시간이 흐를수록 그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 최초의 팬클럽이었던 '명박사랑'의 현재 모습은 ‘흩어지는 친이(親李)’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6년 6월30일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후, 당시 명박사랑 운영진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었다.
그로 인해 한 때 ‘명박사랑’ 회원 수는 7만 여명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 회원 수를 압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회원 수는 고작 500여명에 불과하다.
언론의 관심으로부터도 멀어져 갔다.
실제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장세환 의원이 이명박 정권을 향해 “사이코패스 정권”이라고 비난하자, 명박사랑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인격 모독하는 것은 반인륜적 반국가적 행위""라고 규탄 성명서를 냈지만 언론에는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 팬클럽들은 대부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박사모 뿐만 아니라 호박넷, 근혜사랑, 근혜동산 등 주요 팬클럽마다 회원 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공식 홈페이지인 호박 가족의 경우 3개월만에 1만명의 온라인 회원 수가 늘어날 정도라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 일이다.
박사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미 회원수는 5만을 돌파했고, 오프라인 회원수도 40%나 급증했다고 한다.
박사모의 움직임은 명박사랑과는 달리 언론의 주요 관심사가 되기도 한다.
박사모 정광용 회장이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관기에 비유해 고소를 당했고, 법원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자 당시 인터넷 검색 정치인 부문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궐석재판으로 무효’라고 주장했고, 그의 발언이 각 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명박 팬클럽이 회원과 언론으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하는 반면, 박근혜 팬클럽은 오히려 더욱 큰 관심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명박사랑’은 지지자를 잘못 선택했고, ‘박사모’는 제대로 된 지지자를 선택한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를 바 없는 20%대에서 장장 8개월동안이나 허우적거리다가 최근에야 겨우 30%대로 올라섰다.
그것도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특정 지지계층 결집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지지”를 외쳤다가는 미친놈 취급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부끄럽기 때문에 명박사랑을 떠나는 것 아닐까?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쟁점법안 ‘속도전’ 요구에 제동을 거는가하면, 이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을 그 때 그때 적절하게 지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박근혜 지지”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것이다.
박사모와 호박넷 같은 팬클럽이 뜨는 데는 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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