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 쇄신을 놓고 친이-친박간 계파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친이-친박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무성 의원과 유기준 의원 등 친박 복당 인사들의 주최로 지난 5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여의포럼 창립1주년 기념 세미나’에는 친박계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친이측 박희택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희태 대표는 인사말에서 민주정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민주주의의 본질은 화합”이라며 “이 시점에서 꼭 해야 할 것은 단순한 화합이 아닌 차원 높고 원천적인 화합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나라당은 원내대표 경선부터 의원연찬회에 이르기까지 친이와 친박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야당에서는 어려운 정국에 계파간 싸움에 정신없다고 비난하고 있어 당내외적으로 쇄신보다 계파간 화합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뿌리부터 하나가 되는 화합 없이는 우리 한나라당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한나라당이 화합되고 국민들이 사랑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좋은 화합방안을 해답을 달라”고 말했다.

또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 자리를 통해 “국회가 실망을 주고 싸움터로 전락된 것”에 사죄의 뜻을 전하며, 분권형 대통령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의 국회가 전쟁터가 된 것은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다. 국방과 외교 등 외치는 대통령이 하고 내치는 국무총리가 맡는 그런 제도만이 우리 정치를 살리는 길”이라며 개헌 논의를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 수장 박근혜 전 대표는 ‘항심’을 강조하며, 최근 계속되고 있는 당 쇄신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의 인사말을 통해 “어떤 일이든지 처음 시작을 거창하게 하는 것은 흔하고 쉬운 일이지만, 그것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면서 “여러분들이 그렇게 변치 않는 ‘항심’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더욱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변치 않는 마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는 최근 당 쇄신 문제로 불거진 지도부 교체론, 조기전당대회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로 보여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친이쪽과의 화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김 의원은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얼마나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고, 시스템에 능력 있는 사람이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국민 선택의 기준이다”라며 대통령의 일방적인 소통과 한나라당의 공천 등 주요 인사 문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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