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문에 親李 죽는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7-01 17: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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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영상을 꼽으라면, 단연 YTN의 ‘돌발영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영상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른바 ‘서민행보’랍시고,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가슴에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하는, 정말 어이없는 행태를 꼬집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음은 ‘경제통’이라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 빵집 주인 및 주변 상인들과 나눈 대화의 내용이다.

빵집주인 : “엄청나게 잘 되는 집이었는데, 지금은 다 무너져가지고..."

대통령 : “왜 무너져? 방학이라 학생들이 안와서?”

주변상인 : “학생들보다 저기 '큰 마트'에서 빵을 팔아가지고...”

야채상인 : “인근이 다 죽었죠. 대형마트가 다 들어오는 바람에...”

대통령 : “값이 여기보다 거기가 더 쌀 것 아냐? 여기도 농가하고 직접 (거래)하면...”

야채상인 : “근데 물량을 소비 못하잖아요.”

대통령 : ....

다음은 이 대통령 일행이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는 와중에 앞서 빵집 주인 및 상인들과 대화를 하다가 말문이 막혔던 것에 화라도 난 듯이, 혼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옛날 젊었을 때 재래시장 노점상 할 때는 우리는 그때 이렇게 만나서 얘기할 길도 없었어~"

"끽소리도 못하고 가만히..."

"장사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죽고 하소연할 때도 없었어. 지금은 그래도 뭐. 얘기할 데라도 있어 좋잖아? 좋아졌잖아 세상이!"

이 동영상을 본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난리도 아니다.

물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언제 방학을 하는지 몰라서 6월에 ‘방학’을 운운한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경제통’이라고 떠벌리던 그가 막상 경제에 대해서는 너무나 문외한이라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에서 사기를 당한 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농가와 직거래를 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굳이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런 기초적인 사실조차 모를 정도라면, 그가 아는 것은 대체 뭘까?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툭’하면 “내가 ~했었는데”라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가 안 해 본 일이란 군인 빼고, 또 뭐가 있는지 궁금하다.

실제 그는 이번에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점상을 했었다”고 말했었고, 지난 25일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근처의 골목상가를 찾아갔을 때는 "4년 동안 재래시장에서 환경미화원을 했는데, 시장 상인들이 등록금을 보태줬다"며 자신이 환경 미화원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런 일을 진짜로 해본 사람이라면 영세 상인들의 아픔을 모를 리 없을 테고, 그렇다면 혹시 꿈에서 해본 일을 현실로 착각 하는 것은 아닐까?

까짓 거 그거야 뭐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장사되면 다행이고 안 되면 죽고 하소연할 때도 없었어. 지금은 그래도 뭐. 얘기할 데라도 있어 좋잖아? 좋아졌잖아 세상이!"라고 말한 것은 요즘 신세대 말로 정말 ‘안습’이다.

이명박 대통령 말처럼 표현의 자유가 있는 이 좋은 세상이라면 왜, 네티즌 입에 굳이 자물쇠를 채우려드는가.

살아가기가 너무 어렵고 팍팍해서 인터넷 세상에서라도 하소연 하려는데, 왜 사이버 모욕죄라는 '특수죄명'까지 만들어내면서 인터넷 여론을 옥죄려 드는가 말이다.

지금 유권자들은 사기 당했다.

불량품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리콜 해야 마땅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유권자은 불량품을 판매한 한나라당, 특히 불량품을 마치 대단한 우량품이나 되는 것처럼 포장하고, 주변에서 바람잡이 한 친이 야바위꾼들이라도 잡아서 혼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지난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인 이재오, 정종복, 이방호 전 의원 등을 모두 낙선시킨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돌발영상을 보니, 앞으로도 이런 야바위꾼들에 대한 심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즉 MB 때문에 친이(親李) 세력이 죽게 생겼다는 말이다.

앞으로 선거에서 떨어져 낙담해야 할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그러기에 왜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불량품을 ‘경제통’이라며, 대단한 우량품이라고 속여 팔았어. 그 죄 값을 치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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