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 뱅, 뱅.

변종철 / / 기사승인 : 2009-08-16 1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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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신보영 뱅, 뱅, 뱅(Bang, Bang, Bang)은 총소리의 영어식 발음이다.

손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친구에게 겨누고는 장난스럽게 “뱅, 뱅, 뱅” 그러고는 마치 총구의 화염을 불어대듯 손가락 끝을 입김으로 훅하고 불어 낸다.

가끔 영화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장면으로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속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찾을 수 있다.

익살스러운 모습의 캐릭터가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하지만 총알은 나가지 않고 대신 총구로부터 튀어나온 깃발이 풀어지며 내려온다.

그리고 그 깃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뱅! (BANG!).

쉽게 말해 뱅, 뱅, 뱅은 우리 식의 빵, 빵, 빵인 셈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군대에 가서야 처음으로 총기를 접할 수 있는 우리로서는 총! 하면 마치 장난감 같은 느낌마저 든다.

장난감 총을 들고 병정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그나마 관심이 조금은 있을까?

여성들의 경우 평생 총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없을뿐더러 아예 관심 자체가 없다.

그러나 총기 소유가 비교적 자유로운 이곳의 사정은 매우 다르다.

잊을 만할 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시무시한 총기 사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인명피해는 이 나라 국민들에게는 심각하게 느껴지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총기 소지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총기소지가 흡연, 비만, 마약 등과 함께 미국의 국민건강을 해치는 주요원인으로 꼽고 있다.

게다가 때마침 일고 있는 오바마 미(美) 대통령의 새로운 헬스 케어 프로그램에 관한 논쟁에 빗대어서도 기존의 잘못된 건강보험법 못지않게 총기소지 역시 커다란 해악(害惡)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주 현(現) 뉴욕 타임스의 고정 논설위원이며 뉴욕 타임스 최초의 여성 사설위원이기도 한 게일 콜린스는 그녀의 글을 통해 재미있는 해프닝을 소개했다.

오바마 미(美) 대통령이 타운 홀 미팅(주민과의 만남 :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선거시 공약으로 타운 홀 미팅의 적극적인 활용을 내세웠었다)을 위해 뉴햄프셔의 포트무스라는 지역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이 자리에 서부의 사나이처럼 허리에 총을 차고 나타난 사람이 있었다.

윌리엄 코스트릭이라는 이 사나이의 총에는 진짜로 총알이 장전돼 있었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총은 방어를 위한 수단이었으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면 미 대통령의 안전이 더욱 보장됐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더욱 흥미로운 일은 뉴햄프셔의 법으로 그는 아무 조항도 어긴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체포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일 콜린스는 이와 더불어 몇 가지 사례를 더 소개했다.

가브리엘 기포드라는 아리조나의 한 하원의원이 세이프웨이라는 슈퍼마켓에서 가두 행사를 하고 있을 때 한 남자의 겨드랑이 총집에서 권총 한 자루가 떨어져 바닥에 튕겼다고 한다.

이로 인해 주변에서는 큰 소동이 이뤄졌는데 마찬가지로 이번 케이스 또한 법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 사나이는 경찰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안내됐을 뿐 체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일은 멤피스의 스티브 코헨 하원의원이 주최한 타운 홀 미팅에서도 일어났다.

멤피스와 아리조나의 경우 총기 소지를 은밀하게 해야 하는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했지만 뉴햄프셔에서는 코스트릭처럼 총기 소지를 숨기지 않았을 때 별도의 허가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더욱 큰 충격일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건강을 논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와 같은 자리에서 국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콜린스의 주장은 충분히 여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사실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일들이 많다.

작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쑹홍빈의 ‘화페전쟁’에서는 세계는 거대한 금융재벌의 음모에 의해 움직이며, 이들에 의해 44대 오바마 대통령까지 오는 동안 미국은 모두 7명의 대통령이 피살됐다고 적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의문사 했는데 특히 대통령의 사망률은 2차 세계대전기간 노르망디 상륙작전시의 일선부대 사망률보다 높다고 표현하고 있다.

독살로 추정되는 사건들은 제외하고라도 16대 에이브러함 링컨, 20대 제임스 가필드, 35대 존 에프 케네디 등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총기 암살 사건들이다.

또 7대의 앤드류 잭슨과 최근 40대 로널드 레이건의 암살 미수 사건 등은 총기 소유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기 소지법이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 것은 미국 사회가 한편으로는 얼마나 폐쇄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NRA(전미소총협회)의 강력한 로비의 의한 것처럼 보여 지지만, 미국을 움직이는 아니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에 대한 호기심을 다시 한번 갖게 하는 부분이다.

과연 미국의 국민건강 개혁이 이러한 음모론 등에 맞서 어떠한 결론으로 맺어지게 될지 사뭇 궁금하기만 하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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