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林虎:내 식의 타이거우즈 표기)를 꺾고 아시아 첫 메이저 챔피언으로 등극한 양용은의 성공스토리가 파란을 일으키며 여름의 끝을 달구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의 그가 새롭게 쓰는 골프 역사의 히로인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양용은의 ‘화려한 변신’에 지구촌 전체가 화들짝 놀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도 그가 메이저 대회 14승 기록으로 승승장구하던 林虎를 제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 않았다.
솔직히 열아홉살에 골프 연습장 볼보이로 들어간 양용은이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서게 되리라고 믿은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되겠는가.
1년 전만 해도 그는 눈길을 끌 만큼 잘 나가는 골퍼가 아니었다.
PGA 투어에서 컷 탈락을 걱정하고 악성 훅을 두려워하거나 200야드 이상 남았을 때 어떤 클럽을 선택해야할지 조차 망설이는 '익명'에 불과한 골퍼였다.
그런 그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메이저 대회를 평정하고 골프 챔피언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술 지팡이와 같은 칩샷과 깔끔한 퍼팅, 페어웨이를 가르는 드라이브를 날릴 줄 아는 용기와 정밀함을 겸비한 선수’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파격적인 급부상에 전 세계가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거기엔 비결이 있었다.
그립(골프채를 쥐는 방식)을 바꾸고 스윙을 원칙대로 하는 기본기 훈련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기본 중 기본에 속하는 기초훈련을 새로 시작하는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실 프로인 그에겐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의 선택은 PGA 우승을 향한 집념이 내린 결단이 아닐까 싶다.
36살 늦둥이 프로 골퍼의 집념이 없었다면 선뜻 실행하기 힘든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평소 골프가 서양인 위주의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쩌면 편견이라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팔 다리의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는 동양인에게 골프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양용은의 쾌거가 특별히 값지고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다.
그에 대한 열렬한 환호는 그가 신체적 구조의 한계 뿐 아니라 무명과 가난에 짓눌리는 열악한 주변 환경을 뛰어넘는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라는 데 감동을 더한 결과인 것 같다.
살아오면서 주변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이 이뤄지는 상황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이 세상에 안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양용은의 기적(?)도 그 같은 나의 생각을 굳혀주는 동인이 됐다.
그의 성공은 인간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해 줬다.
언론에 보도된 인터뷰를 보니 양용은 자신은 해낼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모든 성공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또한 인간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건 주어진 여건이 아니라 악조건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당사자에 달려있다는 중요한 삶의 규칙을 양용은이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환경에 지배되지 않는 절대적 역량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찬란한 금자탑이라고나 할까.
낙숫물이 바위를 뚫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막을 장애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난관도 적수가 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다시 한 번 머리와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불가능은 없어. 아무리 흠집내고 파멸시키려고 달려들어도 결코 나를 뛰어넘지 못해. 그 어떤 장애물도 내 성공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 그리 되도록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하루종일 주문을 걸 듯 스스로에게 들려주며 마음을 독려한 이 말을 내 블로그 독자에게도 축원의 마음을 담아 전해 드리고 싶다.
가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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