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확산, 0.1%를 위한 배려가 필요

변종철 / / 기사승인 : 2009-08-25 16: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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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부서 정보보안과 경사 김경인 전염병 확산, 0.1%를 위한 배려가 필요
인천남부서 정보보안과 경사 김경인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환자 2명이 사망하고 하루에 수백 명씩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 현장에는 치료제를 요구하는 환자와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플루와 함께 신종 플루에 대한 공포증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공포증은 신종 플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생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염병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 수백만명이 감염된 미국의 경우 환자 8000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 가운데 사망자는 522명으로 인구 100만명에 1.7명꼴이며, 호주와 남미 국가의 경우 사망환자의 70%는 만성 질환을 앓거나 면역이 약한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사람은 신종 플루에 걸리더라도 99.9%는 저절로 회복되고, 감염자 1000명 가운데 1명이 사망하지만 이들 가운데 평소 건강한 사람은 0.3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세계보건기구는 신종 플루 진료지침을 발표하면서 가벼운 환자는 치료제와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했고 우리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진료지침도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내용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얼마 전에 국내 신종 플루의 지역 사회 확산이 시작됐다고 판단하여 그동안 구사하던 유일 확산 방지 전략을 치료 중점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것은 환자의 99.9%는 문제없이 회복되므로 나머지 0.1%가 폐렴에 빠져 사망하지 않도록 힘을 집중하는 중이며, 이는 의료인과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환자가 치료제와 검사를 요구하면 0.1%가 위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치료제와 백신만 갖추면 신종 플루를 무사히 넘길 듯이 얘기해왔다.

그러나 모든 발열 환자가 신종 플루 공포증으로 의료기관에 몰려들어 치료와 검사를 요구하면 진료 체계와 질서를 정상으로 유지할 수 없으며 정부가 치료제를 100% 확보하더라도 피해를 크게 줄이지 못한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대처하느냐, 아니면 이성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신종 플루의 피해 규모는 크게 달라진다.

사실 신종 플루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신종 플루에 대한 공포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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