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단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도 이루어졌다.
지난 26일부터 금강산에서 개최된 남북적십자회담에서는 추석 전에 두 차례에 걸쳐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러한 상황의 진전,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계속 경색돼 왔던 남북한간의 관계가 실로 오래간만에 풀리는 상황의 발전은 매우 반가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연관 지어 일부에서 ‘북한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도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번 사태의 변화와 발전이 이명박 정부가 자세를 바꾸어서 그런 것인지, 원칙적 기조하에 냉철히 대응해서 그런 것인지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번 계기를 통해 핵문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확실히 해놓고 가야한다.
북한이 조금 유화적 자세로 나왔다고 하여 우리 대북정책이 잘못이 있는 양 바꾸라고 주장하는 것은 남남갈등을 노리는 북한의 전략에 이용당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확대를 위한 변화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의 발전만으로 바로 북한이 자세전환을 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과거 일련의 행적을 보면 북한은 문제가 풀리지 않고 궁색한 입장이 되면 유화적 자세를 취한 반면에, 유리한 국면이 되면 강경한 자세로 돌변하는 것을 너무나 많이 경험해 왔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북한이 완전히 자세를 바꾸고 남북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자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
북한은 전 세계가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에 대해서 아직까지 언급이 없다.
그리고 그들이 대남전략전술을 바꾸었다는 그 어떤 신호도 없다.
북한은 당연히 풀어주어야 할 사람을 석방한 것이고, 김대중 평화재단이라는 사적 단체의 부고장을 들고와서 조문하고, 대통령도 면담한 것으로 일련의 상황을 주의깊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또는 유화적 제스처에 호들갑 떨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의연하고 신중하게, 인내를 가지고, 일관성을 가지고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북한의 진심어린 자세변화를 기대하며 다음을 제언한다.
우선, 북한은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의 실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북한은 스스로 약속한 핵폐기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강력히 요구하는 비핵화를 우선 실천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에도 최우선 순위이다.
둘째,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금강산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사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관광객을 포함하여 북한을 방문하는 남측 방문객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 대책이 정부당국간에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이 합의는 됐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정례화되어야 한다.
북한은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이들을 오랫동안 생이별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넷째, 안전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아직까지 석방하고 있지 않는 연안호 선원들을 무조건, 즉각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단순한 장비고장으로 넘어간 선박과 선원에 대한 조사에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진실한 남북관계의 개선은 북한의 진정한 자세변화에 달려 있다.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약속을 즉시 실천하고, 남북대화에 진정성을 가지고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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