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현철 비리폭로, 민주화운동 아니다 "" "

변종철 / / 기사승인 : 2009-09-21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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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의 국정개입을 증명하는 테이프를 공개한 김 전 대통령의 자문의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박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것은 테이프 공개와는 관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성지용)는 박모씨(56)가 "현철씨의 국정농간과 특정업체 비호 등 부패한 권력의 실상을 고발했으므로 민주화 운동 관련자"라며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윈원회를 상대로 낸 명예회복 및 보상불승인 결정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초음파진단기 업체인 M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때문이지 민주화운동의 기여와는 관계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박씨는 M사와의 분쟁을 민사소송으로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M사를 형사고소하면서 분쟁이 격화됐다"며 "M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자 현철씨 등이 개입했다고 여긴 것일 뿐 처음부터 민주헌정질서를 확립하고자 권력비리 등을 폭로하려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가 공개한 비디오테이프는 M사와의 분쟁과정에서 우연히 유출된 것 일뿐 현철씨의 국정개입이나 권력비리를 폭로할 목적으로 촬영하거나 유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테이프로 현철씨의 국정개입이 밝혀지고 유죄판결이 내려졌더라도 박씨가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198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후보의 주치의를 맡으면서 현철씨를 알게 됐다. 박씨는 이후 김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대통령 비뇨기과 자문의로 근무한 뒤 비뇨기과 병원을 개업했다.

이 과정에 박씨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성능을 가진 초음파진단기를 M사가 박씨 병원에 납품하고 M사의 협력업체 측이 박씨 병원의 실내장식 대금만 받고 도주하자 M사의 대표 이모씨를 허위·과장광고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어 이씨도 박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1996년 3월 둘 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박씨는 같은 해 8월 현철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M사가 정권비호 등으로 성장했다"며 권력 비리 의혹을 언론에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2003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한편 박씨는 1996년 7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M사 관련 비리를 조사해 줄 것으로 의뢰하면서 현철씨가 국정에 개입한 장면이 담긴 테이프도 넘겼다. 이듬해 2월 한보그룹 정치인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현철씨의 개입 여부 논란이 일자 경실련 관련자가 박씨 몰래 이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해 현철씨는 결국 형사처벌까지 받게 됐다.

이 테이프는 현철씨가 박씨에게 유선방송사업자 선정문제 등을 이야기 한 전화통화 내용이 녹음된 것이다.

박씨는 이 테이프 공개를 근거로 "군부독재종식 및 김현철 비리 고발에 의한 국정 바로잡기에 기여했다"며 2004년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신청을 했으나 이듬해 3월 기각 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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