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을 때 쓴 칼럼 제목이다. 예언대로 2004년 4월 15일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다.
스스로 판 무덤에 흙을 덮은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민심을 배신한 것이며 결과는 냉혹했다. 그래서 민심은 무서운 것이다. 배신은 천벌을 받을 죄악이다.
며칠 전 언론사의 고위간부로 있는 후배를 만났다. 막강 언론사의 간부다.
‘찌라시’라 인정받은 언론이다. 바로 물었다.
김제동(이하 경칭생략) 문제다. 답은 간단명료했다. 말도 안 되는 짓거리라는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쫓아내는 이유를 어느 국민이 믿겠느냐는 것이다. 이런 야만행위를 제지할 수 있는 인간이 없는 한나라당의 앞날이 뻔하다고 했다. 진성호까지도 한심하다고 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더욱 놀란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할 것이며 그 원인이 바로 이번에 자행된 일련의 만행 때문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답을 들으며 생각했다. ‘찌라시’속에도 사람 같은 놈이 있구나. 하기야 생각이 제대로 박힌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러면 입 꽉 다물고 있는 인간들은 뭐하는 족속들이냐. 목구멍이 포도청인 인간도 있을 것이고 진짜 김제동이 좌빨이라고 믿는 인간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나경원도 김제동이 좌빨이라고 했다. 다음 총선 때 김제동이 나경원과 한판 붙어야 한다. 국민에게 심판받는 것이다.
김제동은 속이 꽉 찬 사람이다. 허튼소리 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신이 있는 연예인이다. 그의 말은 촌철살인이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노제 사회 보지 말고 평소에도 적당히 요령을 발휘해서 이명박 정권에 아첨이나 하고 비위를 맞추었으면 어땠을까.
다음번 문화체육부 장관 감이 아닐까. 지금 장관보다는 백 배 더 잘할 것이다.
그는 해야 할 소리를 한다. 해야 할 행동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자신의 불로그에 글을 남겼다.
절절했다. 가슴을 울렸다.
글 쓰는 게 본업인 내가 탄복할 정도로 진실한 글, 그런 글을 쓴 김제동이 더 없이 미웠을 것이다. 훌륭한 글이기에 허락도 없이 여기에 옮긴다.
“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하셨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그분에게 너무 큰 신세를 졌습니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은 사랑이 너무나 컸습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그분으로 인해서 느낄 행복이 너무 클 거 같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짐 기꺼이 우리가 오늘 나눠 질 것을 다짐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좀 슬퍼해야겠습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슴 속에 그분의 한 조각 퍼즐처럼 맞추어서 심장이 뛸 때마다 그분 잊지 않겠습니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죄송합니다. 좀 미안해할 게 있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스스로를 원망하겠습니다.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운명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운명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그분이 남기신 큰 짐들 우리가 운명으로 안고 반드시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가슴 속에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큰 비석 하나 잊지 않고 세우겠습니다.
'화장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뜨거운 불이 아니라 우리 가슴 속에서 나오는 마음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분을 우리 가슴 속에 한 줌의 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살아있는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
지난 10월 9일 성공회대학에서 있었던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출범 음악회에도 김제동은 출연했다. 이 같은 김제동의 행동이 KBS에서 쫓겨난 이유라고 국민들은 믿는다.
방송가에 망나니의 칼바람이 몰아친다. 여기저기서 낙엽처럼 목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명박 정권 치하 방송가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이 같은 만행을 국민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너무나 유치하고 너무도 저질이고 너무나 악질적이다.
오래 방송진행을 했기 때문에 교체해야 하고 돈 많이 들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는 유치한 핑계를 제 자식들에게 물어보라. 자식들도 그런 애비 둔 것이 창피해서 친구들 앞에 얼굴을 못 들 것이다.
이 같은 무지막지한 학살극을 어떻게 할 것인가. 힘없으니 가만히 엎드려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까불지 말고 아양이나 떨어야 하는가.
정말 방법은 없는가.
‘찌라시’언론사의 고위간부가 말했다. 지금 자행되고 있는 만행은 선거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바로 그것이다. 저들을 응징할 방법을 국민은 가지고 있다.
검찰을 동원하고 경찰이 동원되고 국정원과 보안사가 두려워 말을 못하던 독재정권의 악몽이 되살아나지만 국민들이 행사할 힘은 아직 있다.
선거다. 투표로서 응징하면 된다. 방송에서 김제동이 쫓겨나는 것을 보면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선거에서 폭발시키면 된다.
국민이 그런 인간들을 쫓아내야 하는 것이다.
선거는 수시로 있다. 선거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무 짓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선거 때만 되면 간이라도 빼 줄듯이 아양을 떤다.
선거 때 유권자가 개똥이라도 먹으라면 먹는 시늉을 한다.
표가 무서운 것이다.
그뿐이다. 선거가 끝나고 당선이 되면 모두 저 잘나서 된 것이다.
유권자 알기를 쓴 오이 보듯 한다. 언제 고개 숙이고 아양 떨었냐는 듯이 기고만장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투표장에서는 상전이고 투표만 끝나면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다.
노예가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언제까지 상전 노릇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제대로 된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 밖에는 도리가 없다.
요즘처럼 사람 같지 않은 짓거리를 하는 인간 아닌 인간들이 날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투표뿐이다.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란 명언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가 했다. 그도 부정선거는 자행했어도 선거 때면 순한 양이었다.
요즘 보궐선거 얘기가 한창이다. 축소판 총선이라고 한다.
우선 이번부터 매를 때려야 한다. 매 앞에 장사 없다. 지금부터 매를 쳐야 정신을 차릴 것이다.
보궐선거에는 투표율이 낮다고 한다. 나 하나쯤이라고 생각하면 민주주의는 끝장이다. 민주주의의 끝장을 보고 치사하게 살 것인가.
김제동을 생각하면 슬프다. 국민들도 슬퍼할 것이다.
김제동은 어떤가. 비록 겉으로는 태연한 척 시청자를 웃기지만 속으로는 울 것이다.
개 떡 같은 세상이 슬프고 불쌍한 국민이 슬프고 자기를 쫓아낸 인간들이 한심해서 슬플 것이다.
김제동은 지금 많이 슬프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