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에 소방박물관을...

변종철 / / 기사승인 : 2009-11-11 12: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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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인천공단소방서 지휘조사팀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속의 송도국제도시에서 개최된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이 막을 내렸다.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는 주최측의 평가는 ‘인천대교’의 개통과 함께 송도를 찾는 수많은 인파로 증명이 됐다.

아직도 많은 부지에 개발 계획이 남아있고 이로 인한 변화의 미래가 무궁무진한 곳이 송도이지만, 쭉 뻗은 인천대교의 개통과 함께 진정한 국제도시로 가기 위한 마지막 점검을 해볼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건설될 151층 인천타워와 수많은 초고층 빌딩들, 무엇보다도 이미 현대기술 집합체의 총아로 그 위용을 과시한 인천대교를 비롯한 물리적 풍모는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지만 정작 안전문화와 국제적 시민의식은 국제도시에 걸맞는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 나라의 안전문화는 곧 그 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을 나타내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각종 ‘대형재난’과 ‘안전사고’는 개발도상국의 트레이드마크이자 보이지 않는 국가발전 및 방재운영시스템의 판단 척도가 됐다.

2001년 911테러사고 현장에서 미국 소방관들의 살신성인한 활약상이야말로 정말 선진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도의 국가관과 시민의식이 아닌가 싶다.

송도와 가장 가까운 경쟁도시인 중국 상해의 소방청사는 1~3층이 소방박물관으로 이뤄져 있다.

청나라 시대 열강의 지배에서부터 중국 소방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관돼 있고, 70년대 소방관의 훈련모습과 육성까지 흑백의 필름으로 보존해 방문객에게 상영해 주는 박물관이 있음으로 해서 상해의 뒷골목에서 느끼는 국제도시로는 뭔가 부족해 보이는 시민문화의식을 말끔히 불식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동남아 최고의 도시국가인 싱가폴의 관상상품으로까지 자리 잡은 ‘소방박물관’

운영의 부러움은 물론이고, 동경에 3개, 전국에 150여개의 소방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을 거론하기엔 송도를 관할하는 소방서에 근무하는 소방관의 한사람으로 송도를 감히 ‘국제도시’라 부르기엔 사뭇 마음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아직 단 하나의 ‘소방박물관’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은 안전문화의 평가를 스스로 두려워하고 잠재된 거부로의 콤플렉스 발로가 아닌가 싶다.

1년에 수차례 동남아 국가에서 충남 천안의 ‘중앙소방학교’에 인명구조 위탁교육을 받으러 오고 있다.

주로 각 나라의 간부급들이 주 교육대상이다.

대한민국의 119국제구조대는 대만, 터키, 알제리, 이란, 중국의 지진 참사와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사고, 태국 푸켓 해일참사, 그리고 올해 인도네시아 지진현장까지 총 8회의 국제인명구조 활동을 해 왔으며, 각 구조현장에서의 신뢰와 갈채는 이미 그 수준이 세계 최고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러한 안전분야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정작 필요한 ‘소방박물관’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아직 그 중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이야말로 이미 잘 갖춰진 탄탄한 기반시설인 소방방재시스템에 비한다면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안전은 이제 내 자신의 신변을 지키는 범위에서 벗어나 그 인프라를 수출하는 시대다.

그러한 창구의 역할이 바로 ‘소방박물관’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최초의 ‘소방박물관’은 바로 인천송도국제도시에 세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비로소 송도가 ‘국제도시’라 거침없이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매년 싱가폴에서 열리는 ‘국제구조대원경연대회’를 ‘소방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국제도시인 ‘송도’에서 개최될 날을 기대하며, 그날이 바로 인천송도국제도시가 세계 속의 도시로 거듭나고 안전문화 국가로의 진정한 마침표를 찍는 날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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