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자유게시판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토방 논객들이 2일 점심시간에 맞춰 편집국을 방문했다.
이른바 ‘이 달의 논객 베스트’ 10위권 내에 드는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하는 논객들이었었다.
한 논객이 이런 질문을 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왜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수정안에 그토록 목을 매고 집착하느냐는 것. 그러면서 상식적으로는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의 백년대계’ 운운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뭔가 다른 노림수가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맞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방식은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한마디로 ‘이명박처럼’ 생각하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
측근 세력을 통한 ‘영구집권’이다. 그런데 그것은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은 ‘허수아비’로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선출한 총리가 사실상 실권을 갖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하려 들 것이다.
자신의 주변에 차기 유력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능가할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 여론은 현재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적어도 6명 이상이 그를 극도로 싫어하거나 무관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하물며 개헌은 꿈도 꿀 수 없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이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런 방법이 있을까?
물론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잠시 가리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즉 국민들로 하여금 아주 잠깐이나마 이 대통령이 아주 유능한 대통령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그 속임수로 사용될 도구가 바로 ‘4대강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을 복원한다고 떠벌려 놓고는, 콘크리트 덩어리의 괴상한 하천을 건설하고 말았다. 누가 봐도 이건 복원이 아니라 건설이다.
그로 인한 후유증은 매우 심각하다. 그냥 놔두면 물이 썩고, 그래서 물이 썩지 않도록 약품을 과다하게 투여하다보니, 청계천 물에 손이나 발을 담갔다가는 피부병을 앓기 십상이다.
그리고 물을 흘려 내려 보내기 위해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느라 서울시민들의 혈세가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청계천 건설 완공 당시 서울시민들은 환호했다. 아니 전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우선 당장 화려한 조명이 청계천 곳곳을 화려하게 비추고, 서울 한 복판에 물이 흐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역시 그런 눈속임 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4대강 사업 완공 이후 물이 썩고, 환경 파괴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은 불 보듯 빤하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때까지 각종 언론을 동원해 청계천을 대대로 홍보했던 것처럼 4대강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 얼마든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4대강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데, 세종시와 혁신도시들이 걸림돌이다.
국가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다가 엄청난 부채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4대강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려니, 역시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들어갈 세종시와 혁신도시를 도저히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느닷없이 세종시 비효율성 문제를 들고 나와 제동을 거는 것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사실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되는 수정안대로 추진되는 관심 밖이다. 다만 4대강 사업을 위해 세종시 예산을 일단 묶어 둘 필요성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뿐이다.
즉 4대강 사업을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이루기 위해 세종시를 볼모로 잡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상한 국정운영 방식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해 할 수 없지만 그 모든 것을 개헌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더욱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