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터넷 공간은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영역처럼 인식돼 왔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그럴지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인터넷 상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은 조.중.동.문 등 종이 신문보다 훨씬 높게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8일 오전 10시 현재 야후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표 가운데,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총 2만 7135명의 네티즌이 응답했다.
그 결과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라는 응답자가 74.7%(2만 257명)인 반면,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지 않습니다’라는 응답자는 고작 25.3%(6878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야후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은 혹시 한나라당 성향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다.
야후에서 진행 중인 ‘MB정부 2주년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같은 시각 모두 1만 3924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는데, ‘MB정부의 정책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1924(13.8%)명에 그친 반면, ‘MB정부의 정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1만 2000(86.2%)명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무려 6배나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야후 방문객들이 대부분 한나라당 성향의 사람들일 것이라는 의심은 버려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야후 역시 다른 포털들처럼 진보성향의 방문객들이 더 많을 것이다. 즉 보수성향이나 중도성향은 물론 진보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박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응답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게 현실이고, 진짜 민심이며,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다.
따라서 일부 친이 매체에서 주장하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설은 그리 믿을 게 못된다.
어쩌면 그들은 종편방송 진출을 노리고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여론조사라는 방법으로 여론왜곡을 일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러 매체, 여러 여론조사기관이 지지율 조사를 실시했지만 대부분 엉터리였음이 드러났다.
우선 지난해 4월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대부분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전혀 딴 판이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선거 하루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종복 후보가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10% 포인트 가량 앞선 것으로 나오자 승리를 낙관했었다.
하지만 개표결과는 어땠는가. 오히려 정수성 후보가 정종복 후보를 앞섰다. 그것도 무려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즉 하루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0% 앞서 ‘정종복 대세론’이라고 떠벌렸지만, 되레 10%이상 차이로 대패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인터넷 여론은 정수성 후보의 압승을 예고하고 있었다. 결국 여론조사전문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보다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가 더 신빙성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그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 장안의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각종 여론조사 기관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의 압승을 예측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 이찬열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더구나 당시 한나라당은 ‘재보선이 여당의 무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전당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하면서, 이 지역에 당지도부를 대거 투입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여론조사가 엉터리였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각종 언론매체는 이명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을 앞세워 ‘이명박 대세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단연 ‘박근혜’였다.
그럼 결과는 어땠는가.
한나라당 당원, 대의원, 일반 국민 등이 참여한 현장 투표에서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 이명박 대세론이나 여론조사 결과 모두 엉터리였음이 입증된 것이다. 그런데도 엉터리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다는 경선 룰에 따라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승리, 한나라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엉터리 결과에 의해 한나라당 후보가 되었고, 그로 인해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한마디로 ‘엉터리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셈이다.
박 전 대표가 보수매체에 나타난 왜곡된 지지율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현재 지지율은 야후에서 나타났듯이 74.7%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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