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이명박과 수양제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4-26 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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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최근 ‘4대강 좌담’에서 “수나라는 중국을 관통하는 대운하 토목 공사 때문에 결국 멸망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수나라 양제와 '역사의 라이벌'이 되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4대강 사업과 수나라 양제의 대운하를 비교한 조 의원의 발언은 정말 절묘하다. 그러나 그저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사태가 너무나 심각하다.

지금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강 사업 역시 사실상 한반도를 관통하는 ‘대운하’의 전초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단순히 4대강 정비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보를 건설하고 있다. 4대강 곳곳에 무려 20개나 되는 보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의 높이도 어떤 것은 11m를 넘는다고 하니 가히 댐 수준이라고 할만하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4대강 정비사업’이라고 주장하는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됐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이는 대운하 전단계임이 분명하다.

즉 수양제가 백성들을 ‘달달’ 볶으면서 강압적으로 추진하던 대운하와 사실상 동일한 것이다.

수양제 양광은 즉위하자마자 대운하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무리한 토목공사로 백성의 고통이 가중됐고, 민심을 잃은 그는 끝내 신하에 의해 살해되고 말았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하자마자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무리한 토목공사로 저소득층 서민에게 돌아갈 각종 복지 예산이 대폭 축소되거나 삭감돼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수양제와 너무나 흡사하다.

지금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북한강에선 천주교 사제단의 미사가 매일 같이 열리고 있으며, 남한강과 금강에선 불교계가 '24시간 공사'에 맞서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 현대기독교아카데미 등 개신교 단체까지 들고 일어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은 탐욕을 위해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오만의 산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민들도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인 4대강 사업 홍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게 나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49.9%로 찬성 36.7% 보다 무려 13.2%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여론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7%p다.

정부가 일방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KBS 등 공영방송이 4대강 관련 비판 보도를 단 한 건도 내보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다.

실제 KBS는 4대강 사업의 환경 파괴 문제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전혀 전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물고기 떼죽음'과 같은 사건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KBS는 지난 22일 <뉴스9>에서 "4대강은 녹색 뉴딜"이라는 제목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물은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4대강 사업은 물 부족 해소를 위한 '녹색 뉴딜'이라고 밝혔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반대 여론이 높다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 홍보도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수양제를 닮아가고 있는데도 이를 저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로 인해 수나라가 멸망하고 말았듯이 대한민국호도 대운하로 인해 좌초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실제 대한민국 재정이 무리한 4대강 사업으로 타격을 입을 경우, 이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반드시 ‘망국적 사업’인 4대강 사업을 막아야만 한다. 과연 누가 그 적임자일까?

아무래도 범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일한 희망인 것 같다.

박 전 대표는 이제 그만 침묵을 깨고, ‘4대강 사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당당하게 소리쳐 외쳐야 한다. 그게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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