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4대강 저지, 오죽하면 독일교포까지 나설까?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5-06 13: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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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독일교포들이 7일 이명박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서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에 서주하는 한인 천주교 불교 개신교의 신자들과 각 종단 대표자 등은 이날 저녁 7시에 프랑크푸르트 한인 성당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의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독일에 사는 동포들이 4대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선후보 시절 독일을 방문해 독일의 운하를 보고 운하발상을 하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독일에 거주하는 교포들은 “4대강이라는 어이없는 시대착오적인 사업을 바로 우리 독일에 사는 동포들이 앞장서서 막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전국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4대강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낙동강과 한강 유역의 흙탕물 오염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이날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낙동강과 한강 부유물질 측정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이 시작된 이후인 지난 3월 낙동강 8개 보 유역의 부유물질 농도가 사업 전인 2008년과 2009년에 비해 1.5배에서 3.6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3월 12일 달성보 하류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한 결과 부유물질 농도가 68.3 ㎎/ℓ로 환경영향평가 기준인 40㎎/ℓ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한강 3개보 유역의 부유물질 농도도 2008년과 2009년에 비해 1.4배에서 9.9배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남한강 공사 현장에 도리섬이 있다. 도리섬은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을 비롯해 단양쑥부쟁이, 삵, 너구리, 고라니 등 수많은 야생 동식물이 발견되는 ‘생태계의 보고’로 꼽힌다.

그런데 이 도리섬은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명분 아래 섬 둘레를 깎아낸 뒤 콘크리트 제방을 주위에 두르고 목조 탐방로, 자전거 길과 조경으로 치장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명분으로 ‘인공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진짜 생태계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다.

거짓말은 물론 군 병력까지 동원하는가하면,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들까지 모두 강제 동원하고 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면서 거짓말 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 부지인 팔당 유기농 단지 문제점을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공사3팀'은 지난달 28일 <‘팔당유기농’경작지 보상을 위한 수용재결신청>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제공하면서 <유기농도 일반경작지와 마찬가지로 하천을 오염시켜>라는 부제목을 달고, 방치된 '퇴비 사진'을 두 장이나 공개했다.

그 퇴비 사진을 보면, 유기농도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진은 팔당지역에 있는 게 아니라 낙동강 지역에 있는 퇴비 사진이었다.

즉 이명박 정부가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말이다. 그것도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국민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한마디로 사기를 친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군 병력까지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국방부는 4대강 사업 공사를 위해 오는 6월부터 경북 예천지역에 공병 인력 117명과 덤프트럭 50대 등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병력이 국가의 토건 사업에 동원되는 일은 과거 군사정권 때나 있었던 일로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던 이명박 정부가 의무병들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니 얼마나 웃기는 노릇인가.

더욱 가관인 것은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경찰 공무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 공기업 지언들까지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독일 동포들까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나섰을까?

이러다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 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 입을 열어야 한다.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환경과 이 땅 위의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파괴적인 만행을 저지하는데 힘을 모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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