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물든 도심속 오아시스

김유진 / / 기사승인 : 2010-05-19 13: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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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오동근린공원 [시민일보] 푸르른 5월, 음악을 들으며 바람 따라 산책하기 좋은 계절. 도심의 소음과 매연, 콘크리트에서 벗어나 싱그러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산책로가 주민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도시주거지 한복판에 있음에도 불구, 자연 상태가 잘 보존돼 있어 인근 주민들의 산책 및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 바로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오동근린공원이다.

번 2,3동과 미아동, 송중동이 감싸고 있는 강북구 오동근린공원은 지난 4월27일 개장한 ‘숲체험장’을 비롯해 약수터, 정자, 화장실 등 주민편의시설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숲체험장’은 숲 체험시설, 어린이 놀이시설, 피톤치드 체험장, 야생초화원, 생태체험장 등을 갖춰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는 19일 숲과 냇물, 음악이 흐르는 산책로 ‘강북구 오동근린공원’을 둘러봤다.

◇강북구 오동근린공원은?

강북구 번동 산20-1번지 일대(미아동ㆍ송중동, 번2ㆍ3동)에 자리잡은 강북구 오동근린공원은 총 134만9556.4㎡ 면적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는 체력단련시설 28곳 190기, 배드민턴장 25곳에 83면, 약수터 5곳, 정자 10곳, 화장실 8곳, 놀이터 4곳이 들어서 있다.

이중 지난 4월27일 개장한 ‘숲 체험장’은 번동 5단지 주공아파트에서 강북구민운동장까지 1.5km 규모.

이곳에는 ▲놀이 및 휴게시설로 등반오르기, 로프오르기, 버섯놀이집, 숲속놀이집, 섬뛰기, 오렌지하우스, 버섯의자, 꽃의자, 통나무의자, 반원형의자가 헐치돼 있고, ▲모래체험시설로는 개미동산놀이가, ▲동물 및 곤충체험시설로는 호랑이, 여우, 멧돼지, 사슴, 너구리,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딱정벌레, 곰의자, 동물의자, 무당벌레벤치, 다람쥐터널, 새집 등이, ▲과학놀이시설로는 개구리사운드홀, 잠자리시선, 고양이시선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야외 숲속교실 3곳, 피톤치드체험장 3곳 등도 갖춰져 있다.


◇강북구 오동근린공원 둘러보기.

오동공원은 곳곳에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 올라갈 수 있지만 공원의 진면목을 느끼고 싶다면 ‘숲 체험장’ 코스를 따라가는 게 좋다.

번동 5단지 주공아파트에서 시작해 강북구민운동장까지 1.5km에 이르는 오동근린공원내 ‘숲 체험장’은 정상 높이가 123m(오패산)밖에 되지 않는 완만한 구릉지대다.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으며, 어린 아이와 함께 쉬엄쉬엄 걷더라도 1시간 정도면 충분한 거리다.

입구는 번동 주공아파트 뒤편 전자공단 주차장에 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우거진 녹음 속에 공원안내판이 나온다. 공원의 전체 모습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천천히 다시 산책로를 올라가면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소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등 울창한 숲과 비비추, 하늘매발톱, 옥잠화 등 아기자기한 야생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군데군데 호랑이, 여우, 멧돼지, 사슴 등 동물모형과 모래체험장, 개미놀이동산, 로프오르기, 버섯놀이집 등 체험놀이시설은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이자 숲속 놀이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걷는 동안 음악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발걸음을 흥겹게 한다. 구청에서 설치한 작은 바위 모양의 스티커에서 은은한 클래식부터 경음악, 트로트, 최신가요 등 5000여곡의 음악이 흘러나오기 때문.

그렇게 10여분쯤 걸으면 한무더기의 돌탑과 약수터가 나온다. 여기부터 경사가 조금 심해지기 때문에 약수물도 마시고 사람들이 정성으로 쌓아올린 돌탑에 소원도 빌며 잠시 쉬어가기 좋다.

잠시 쉬었던 발걸음에 힘이 붙다보면 어느새 탁트인 경관, 정상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다.

좌우로 온갖 야생화가 만발한 초화원과 빽빽한 잣나무 숲이 봄과 여름 그 사이의 싱그러움을 뽐낸다. 잣나무 숲은 피톤치드 체험장으로, 나무 의자에 앉아 삼림욕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잣나무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새집 등을 아기자기하게 붙여 놓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제격이다.

정상에 서면 등산로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하지만 50m 간격으로 위치 표식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위치 표식을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가다 보면 꽃샘길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꽃샘길은 번2동 주민인 김영산(55)씨가 암투병 와중에도 지난 1994년부터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길을 닦아 야생화로 꾸며 놓은 길이다.

이곳에는 영산홍, 금낭화 등 야생화가 만발해 있고, 그 옆에는 작은 시냇물과 연못, 폭포가 만들어져 있어 보고, 듣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음악과 물소리, 꽃과 나무향기에 취해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구민운동장으로 나가는 쪽문이 나온다. 산책의 마지막을 알리는 셈.

짧은 산책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주변에 있는 ‘북서울 꿈의 숲’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사실 ‘북서울 꿈의 숲’도 이곳 오동근린공원의 일부였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것이다.

‘북서울 꿈의 숲’은 전망대와 잔디광장, 창포원, 창녕위궁재사, 월영지, 미술관, 아트센터 등 자연, 역사, 문확 함께하는 서울의 대표공원으로서 가족 나들이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구 관계자는 “오동근린공원은 시간이나 별다른 준비없이 동네 산책하는 기분으로 올 수 있는 곳”이라며 “굳이 멀리 나가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와서 자연을 즐기며 건강과 가족간 사랑까지 챙겨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의 피로와 도심의 복잡함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이곳, 강북구 오동근린공원 산책로를 거닐어보는 건 어떨까.

김유진 기자 ann@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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