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여론조사는 모두 엉터리였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6-02 18: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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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모두 ‘엉터리’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지난 24~26일 코리아리서치센터와 TNS RI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공동으로 실시한 광역단체장 후보 2차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선두 한나라당과 야당 후보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50.4%로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32.6%)를 무려 17.8%포인트 앞서, 지난 14~16일 1차 여론조사(16%포인트 차)보다 좀 더 격차가 벌어졌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44.7%)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32.6%)에 12.1%포인트 앞섰고, 인천시장 선거에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44.2%)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32.9%)에 11.3%포인트 앞섰다. 이 또한 1차 여론조사 때 각각 9.0%포인트, 10.2%포인트 차보다 더 벌어진 수치다.

또 수도권 인근의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46.1%)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34.4%)를 11.7%포인트 차로 앞섰다.

충북지사는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 40.1%, 민주당 이시종 후보 34.4%로 역시 한나라당 정후보가 5.7%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다.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다.

일단 최종 결과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한국방송협회(KEP) 출구조사 예측결과에 따르면 인천의 송영길 51.1% vs 안상수 45.5%로 집계됐다.

안 후보가 11.3% 이긴다고 하더니, 오히려 5.5% 차이로 패한다고 하니 그 격차가 자그마치 16.5%나 된다.

서울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세훈 47.4% vs 한명숙 47.2%로 아직 오 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이르다. 출구조사는 5시까지만 한 것으로 그 이후 유권자들의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당초 오 후보가 17.8% 이간다고 했던 여론조사와는 무려 17.6%나 오차가 생긴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방송3사의 2차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유시민 후보에 12.1%포인트 앞선다고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후보의 격차는 4.2%에 불과했다. 7.9%의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강원도의 경우는 어떤가.

이계진 후보가 이광재 후보를 11.7%포인트 차로 앞선다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오히려 이광재 후보가 6.8% 포인트나 앞섰다. 여론조사 수치와 출구조사의 수치에는 무려 18.5%의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충북의 경우 역시 당락이 뒤집혔다.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에게 5.7% 뒤진다던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오히려 1.1%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격차가 6.8%다.

결국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이라고 할 수 있는 출구조사 사이에는 6.5%에서 18.5%의 오차가 발생한 셈이다. 대충 평균치를 잡아도 그 격차는 15%내외가 되는 것 같다.

이쯤 되면 그동안의 여론조사가 모두 ‘엉터리’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현재 발표되는 모든 여론조사에 이런 오차가 있을지 모른다.

즉 이명박 대통령 국정지지도를 40%라고 발표하더라도 거기에서 7~8%는 뺀 것이 실제 지지도일 것이라는 말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조사나 4대강 사업에 관련된 여론조사 등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말 우리 국민들이 미치고 환장할 일은 바로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일 것이다.

실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일반국민과 한나라당 대의원 및 당원들이 참여한 현장 투표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승리했음에도 여론조사에 패해 대통령 후보 자리를 내어 준 일이 있다.

그 여론조사가 지금처럼 15% 정도의 오차가 발생했다면, 박 전 대표는 사실상 대통령 자리를 강탈당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제는 제발 여론조사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아집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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