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장희빈과 MB, 얼마나 닮았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7-27 15: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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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MBC 창사 49주년 특별기획 ‘동이’(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김상협)가 제법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의 시청률은 30%에 육박할 정도다.

대체 ‘동이’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지금의 정치상황과 너무나 흡사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 필자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숙종(지진희 역)을 국민으로 생각하고, 장희빈(이소연 역)을 이명박 대통령, 최숙빈(한효주 역)과 인현왕후(박하선 역)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장희재(김유석 역)를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남인세력의 소장파 우두머리인 오태석(정동환 역)을 친이 소장파 의원들, 전체 남인세력을 친이 세력으로 보면서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장희빈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막강하여 남인 세력을 등에 업고 궁녀로 입궁 후 그 빼어난 미모를 이용하여 숙종의 총애를 받았고 결국 숙종의 아들을 잉태한다. 이로 인하여 인현왕후를 내쫓고 자신이 왕비에 등극하지만 계속되는 권력의 암투 때문에 숙종에게 점점 버림을 받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동이가 숙종의 아기를 잉태하자 장희빈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진다. 장희빈은 동이와는 시종일관 적대 관계이며 후일 사약을 마시고 최후를 맞이한다.

장희빈의 친오빠인 장희재는 여동생이 숙종의 아기를 잉태하자 금군별장, 한성판윤 등 초고속으로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였으며 이를 믿고 엄청난 전횡을 일삼는다.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범죄도 서슴지 않지만, 결국 그는 귀양을 가게 되고 거기에서 사약을 받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장희빈과 함께 한 남인 소장파들도 그와 함께 귀양살이를 하게 되고, 장희빈과 결별한 남인들만 겨우 살아남는다.

정말 절묘하게도 오늘 날의 정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을 한 번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런데 권력에 대한 욕심이 지나쳐 ‘이원집정부제’ 개헌과 ‘보수대연합’ 등을 통해 장기집권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는 친이 핵심인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틈만 나면 분권형 개헌, 즉 ‘이원집정부’ 개헌을 강조하고 있으며, ‘보수대연합’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당들이 연합해서 거대한 정당을 만들고 그 힘으로 이원집정부제로 개헌을 추진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은 허수아비로, 국회의원들이 선출한 총리는 실권자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그 모습은 인현왕후를 내쫓고 자신이 왕비에 등극하지만 계속되는 권력의 암투 때문에 숙종에게 점점 버림을 받게 되는 장희빈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지 않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시기 질투하는 모습은 숙종의 총애를 받는 최숙빈을 구박하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만에 하나 장희빈이 중전 자리에 앉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숙종의 미움을 사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그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또한 숙빈 최씨가 숙종의 총애를 받는 현실이 못마땅하더라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한발 뒤로 물러앉기만 했더라도 결과는 사뭇 달라졌을 것 아니겠는가.

아무튼 27일자 방영분은 무척 재미있었다.

궁지에 몰린 장희빈이 남인세력들에게 손을 내밀지만, 남인 세력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냉정하게 그 손을 뿌리치고 만다.

어쩌면 이는 향후 레임덕에 빠질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 세력간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포회게이트’ 등 이미 그런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 않는가.

지금 드라마 ‘동이’는 지난 26일 방송에서 장희빈의 폐위가 진행되는 한편 다음 회 예고에서 동이의 숙원 책봉식이 열리는 등 새로운 전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날 정치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6.2 지방선거에 나타난 민심의 소리를 끝내 외면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 모습이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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