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여야, 주류는 모두 반성하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9-12 13: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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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10·3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비주류의 약진을 예고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시당위원장 선거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하는 주류 측 강기정 의원이 가볍게 승리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비주류 측 김재균 위원장이 승리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그것도 김 위원장이 얻은 득표수는 유효투표 442표 중 247표로 무려 55.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에 강 의원은 불과 195표(44.1%)를 얻는데 그쳤다. 압도적인 표차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어쩌면 이미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6·2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안티 주류 성향'이 수면 밑에 잠복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7.28 재보궐선거의 잘못된 공천도 주류에 대한 반발심을 키우는 데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주류가 승리했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현상일 것이다.

따라서 정세균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주류 측은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아직 반성이 없다.

재보궐선거 직후 선거에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할 때만 해도 공천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진정으로 반성했다면, 이번 10.3 전당대회에 얼굴을 내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전대 출사표를 던짐으로서 당시의 대표직 사퇴가 반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분위기에 떠밀린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보여주고 말았다.

만에 하나 민주당이 이런 그를 다시 선택한다면, 국민들은 그런 민주당에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민주당은 친이계 주류가 전권을 휘두르고 있는 한나라당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에서 6.2 지방선거의 참담한 패배에도 불구,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지도부로 선택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친이계 주류가 당권을 장악하게 됐고, 그들이 당을 좌지우지하게 됐다.

실제 지난 9월 한나라당은 앞으로 2년간 이끌 새 대표 최고위원에 친이명박계 핵심인 4선의 안상수 전 원내대표를 선출했고 4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등 3명을 친이계로 뽑았다. 5명의 지도부 중 4명이 주류인 친이계가 차지한 반면, 비주류인 친박계는 고작 서병수 의원 한명 뿐이었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떤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7일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나라당은 8월 조사 때보다 무려 6.3%포인트 추락한 34.2%로 40%대 지지율이 붕괴되고 말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46%포인트다.

그런데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0%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박 전 대표 지지율로 그나마 그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한나라당-박근혜’ 지지율을 조사한다면, 그 결과가 어찌 나올까?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이게 친이 주류 측의 반성 없는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이다.

마찬가지다.

만에 하나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탄탄한 조직 기반을 갖고 있는 주류 측이 아무 저항없이 승리한다면, 한나라당을 외면한 국민들은 민주당마저 등을 돌리게 될지 모른다.

실제 <리서치앤리서치>여론조사 결과가 이 같은 현상을 잘 말해 주고 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급락했음에도 민주당은 8월 23.6%때보다 소폭 상승한 25.8%에 그치고 말았다. 반사이익을 거의 얻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즉 국민들은 현재 친이 주류가 장악한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민주당 쪽을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민주당 역시 주류 측의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민주당이 이번에 변화를 선택한다면, 국민들의 마음도 움직일지 모른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들은 여당이건 야당이건 주류 측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없는 독선적 정당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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