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민주당)이 3일 다음 포털사이트 ‘아고라’ 토론방에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의 '한나라당 봐주기 수사' 행태를 신랄하게 폭로했다.
“내일 아침이면 이 글 지우라는 압력이 엄청 높겠지요”라며, 그가 올린 글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한나라당 지지자가 이런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 성남시장 이재명이 선거에 이기려고 한나라당 후보를 2000만 원 주고 매수했다."
"자원봉사자에게 몇 년간 매달 수백만 원씩 줬다."
"여론조사를 조작해서 언론에 보도하게 했다."
이 시장은 “이 기자회견이 사실이면 당연히 저는 감옥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며 “만약 이게 거짓이라면, 그런 기자회견 한 사람 처벌되는 것 당연하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검찰이 내린 결론은 “술친구에게 들은 말이고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기자회견 해도 죄가 안 된다”는 것.
이 시장은 “이런 결론 동의하느냐”며 “검찰이 '그 말을 믿었으니 무혐의'라고 결정했다. 학술적 표현으로 '진실이라고 믿었고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결론 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도 고발당하면 ‘친구에게 들었다,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 워낙 진지하게 말해서 믿었다’고 하시면 된다”며 “만약 그 분이 민주당이나 민노동 지지자여서 한나라당 후보를 음해했어도 같은 결론이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저도 변호사지만 더 할 말 없다”면서 “우리 의무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서러운 대한민국, 국민 눈물나게 하는 대한민국, 참담한 우리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시장은 글 말미에 “이건 약과”라며 “더 웃기는 일도 있다”고 밝혀, 2탄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시장이 올린 글의 내용은 한마디로 이런 거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어떤 모자란 인간이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시장을 음해하는 내용의 허위사실, 그것도 기자회견을 통해 유포했는데도 그 인간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 이유가 ‘술 마시는 자리에서 술친구가 그런 말을 했고, 그 말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
정말 황당하다. 아니 황당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네티즌들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이었다.
실제 이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한 네티즌은 “오늘 처음 알았다. 술 먹고 허위사실을 유포해도 진실 된 마음으로 떠들면 괜찮다는 것을”이라며 “앞으로 꼭 술 먹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그는 "정말 귀한 정보 감사드린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멋진 나라였다"고 검찰의 대토를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이 김윤옥 여사를 상대로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을 거론하며 "그럼 강기정 의원도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술자리에서 지인에게 들었다고 말하면 되니까"라고 검찰의 황당한 태도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이게 다 기소독점주의의 폐해”라며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한 네티즌은 “담당검사를 주먹으로 정신차리 게 만들어주고 싶어싶다”면서 “<술친구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둘 다 무혐의>라니 세상이 다 웃겠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느 네티즌은 “고작 할 수 있는 게 찬성 한 표 던질 수밖에 없어 안타깝고 개탄스럽고 죄송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글은 오후 1시 15분 현재 찬성 3245, 반대 230으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쩌면 이게 민심의 반영인지도 모른다.
‘색검’, ‘떡검’, ‘스폰서검찰’이라는 오명으로도 모자라 이제, ‘황당 검찰’이라는 새로운 별칭이 또 하나 붙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대명천지에 이런 황당한 결론을 내린 담당검사는 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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