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최석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대표팀은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B조 조별리그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31-18로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밟은 한국은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만 런던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다. 준우승국은 내년 4월 최종예선을 거쳐야 한다.
엄효원(25·인천도시개발공사)이 6골, 정의경(26·두산), 정수영(26·웰컴론코로사), 이재우(33·두산)가 나란히 4골씩을 넣어 공격을 이끌었다.
골키퍼 박찬영(28·두산)은 신들린 선방으로 일본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일대일 위기에서도 수 차례 공격을 막아내 한국이 점수 차를 벌리는데 크게 공헌했다. 17개 슛을 막아내 58.6%의 놀라운 방어율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에 이재우(33·두산)를 비롯해 정수영(26·웰컴론코로사), 정의경(26·두산)이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에만 이재우가 4골, 정수영과 정의경이 각각 3골, 2골을 넣었다.
14-6으로 압도적인 우세 속에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박중규(28·두산), 정한(23·인천도시개발공사), 고경수(26·충남체육회) 등도 공격에 가담해 일본을 무너뜨렸다.
올림픽 본선을 4번이나 경험한 플레잉코치 윤경신(38·무소속)은 전반 25분에 처음으로 코트를 밟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아시아지역 예선은 2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상위 2개국이 4강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국을 가린다. 21일 이라크가 불참을 알린 가운데 한국,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우즈베키스탄, 이란 등 10개국이 출전했다.
한국은 숙적 일본을 비롯해 중국, 카자흐스탄, 오만과 함께 B조에 속했다. 24일 카자흐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최석재 감독은 "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첫 경기를 일본과 해 긴장감이 높았을텐데 선수들이 이겨내서 고맙다"고 말했다.
승리의 주역인 골키퍼 박찬영은 "수비 선수들이 잘 해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여자대표팀이 전승으로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땄는데 우리도 전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한일전은 국내 첫 핸드볼전용경기장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개관 기념경기로 치러졌다. 5000여명의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등이 방문해 대표팀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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