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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현(완도해양경찰서장)
다도해 지역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완도가 있다. 완도는 서남해권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국제자유도시 제주와 최단거리에 위치(96km)해 있으며, 목포(174km), 여수(200km)와도 인접해 있는 완도는 역사, 문화적으로는 해상왕 장보고대사의 본거지였으며(청해진), 충무공 이순신의 숨결어린 고금 묘당도가 있고, 고산 윤선도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보길도와 <슬로우시티 세계 제1호>로 선정되어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는 청산도 등 완도(군) 자체가 명품화되고 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 주관 <가장 매력적인 농어촌>에 완도가 선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장흥 ‘오렌지호’에 이어, 지난해 12월 23일에는 ‘블루나래호’가 취항하여 제주↔완도 간 노선을 1시간 40분(속력 34노트)으로 단축시키게 되어 전국에서 가장 빨리 내륙에서 제주도로 이동할 수 있는 뱃길을 열어 새로운 제주 여행 패턴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는 급속한 변화와 웰빙 등의 영향으로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때 보다 증대되고 있고, 주요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갈등의 양상으로 우리 해양경찰의 치안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내년도는 총선 및 대선 등 정치ㆍ경제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에 다도해 해역을 중심으로 한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고 있는 완도해경(완도 외에 해남, 강진, 장흥과 진도 일부를 관할로 함)이 임진년 새해에 새롭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 가지를 다짐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핵안보 정상회의와 대통령 선거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우리 완도해경이 맡은 바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여, 국민과 조직 구성원으로부터 모범적인 관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어느 한 해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2012년 올해는 특히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3월에는 전세계 50여개국 국가정상이 참석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있고, 4월에는 19대 총선이 있으며, 5월에는 인근 여수에서 세계 엑스포가 열리고, 12월에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해양경찰 조직 내부적으로 볼 때도 상반기 중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개청되고, 완도해경으로서는 1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한 해이기도 하다. 아울러 새로운 정부에서 우리 조직이 어떠한 비전과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우리 완도해경은 전국 15개 해양경찰서 중 유일하게 군단위에 위치하고 있고, 연고 직원이 적은 관계로 사기진작과 성과거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청 10주년을 앞둔 현재 여러 선후배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으로 지금은 어느 해경서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조직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우리 완도해경은 금년도에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내부적으로는 자체사고 예방 및 가족같은 분위기로 결속을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국민이 공감하는 공감형 대민치안서비스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통해 도약하는 한해로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
둘째는, 주민을 섬기는 완도해양경찰로 거듭나고자 한다. 민귀군경(民貴君輕)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임금 보다 백성이 더 귀하다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 시대는「주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살펴주는 참다운 봉사 경찰」을 원하고 있기에, 우리의 몸을 낮추고 주민을 섬긴다는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미래의 조직(2000)>에서 “중소기업처럼 행동하라”고 하면서 조직의 규모나 외형이 아닌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고, 고객과 강한 일체감을 조성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완도해경의 지향점을 잘 대변해주는 말인 것 같다. 우리 완도해경은 인근 유관기관과의 유대를 강화함과 동시에, 민관이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인근대학 및 중고교 등 해양경찰 업무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체험행사를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주민 공감형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연중 어려운 이웃 주민을 돌아보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셋째로, 지속적인 학습과 혁신을 추진하는 혁신적 완도해경이 되는 것이다. 이제 주위환경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변하면서, 오늘의 지식이 내일의 쓰레기로 변하는 초스피드 시대에 접어들었다. “변화만이 살 길이다”라는 슬로건처럼 변화와 혁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아직도 혁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저명한 인공지능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30년 후 세계의 특징은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가 출현하고, 2045년 경에는 인간이 영원히 사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라고 예측한 바 있다. 혁신의 양치질하기처럼 이제 삶의 일상화가 되어야 한다.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되어 버렸다. 다도해 해역의 역동적인 변화처럼 우리 완도해경도 변화해야 한다. 일례로 <내 업무, 내 부서 10% 혁신하기>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10% 변화의 성과를 주민과 함께 공유하는 등 성과형 조직으로 변모하고, 일회성이 아닌 주기적인 점검과 독려를 통한 혁신의 일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융합형 인재를 원하는 시대상에 맞게 완도해경 직원들의 업무내 전문성을 제고하고, 유관기관과의 교류와 학습동아리 등을 통하여 ”멀티 플레이어“로 육성하고자 한다.
넷째, 엄정한 법집행과 청렴한 완도해경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미국 코스트가드(US Coast Guard)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들의 엄정한 법질서 및 공권력 확립을 눈으로 목격하였으며, 시민들로부터 많은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도 엄정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통해 주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엄정하게 법이 집행될 때 그 권위와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우리 해양경찰은 국가를 수호하는 중요한 축임을 인식, 사명감을 가지고 엄정한 법집행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국민의 높아진 인권의식에 맞추어 법집행과정에서 부당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청렴하고 깨끗한 완도해경인상을 서 내외에 각인시켜 존경받는 우리 완도해경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임진년 새해에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기며, 주민의 안전을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눈높이 완도해경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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