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 9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계 대출을 옥죄면서 상호금융과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은 66조원 늘어난 91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60조6000억원이 늘어난 858조1000억원, 판매신용은 5조4000억원 증가한 54조8000억원이었다.
가계신용이란 은행권과 2금융권 등의 가계대출과 카드사 및 할부 금융사의 외상판매(판매신용)를 합한 수치로 통상 ‘가계빚’을 의미한다. 가계신용은 2002년 464조7000억원에서 10년 만에 2배 가량 늘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10조4000억원에서 2분기 18조9000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3분기에 14조3000억원으로 줄었다가 4분기에는 다시 22조3000억원이 늘었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권에서 퇴짜를 맞은 가계대출이 상호금융과 보험사 등으로 쏠렸다는 데 있다.
지난해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6조4000억원에서 3분기 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다시 4분기에 7조9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상호금융은 4분기에 4조9000억원이 증가하면서 3분기 증가액(2조90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이자소득세(15.4%)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대출을 늘릴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상호저축은행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5000억원씩 늘었다가 4분기에는 8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잔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신용협동조합은 7000억원 증가한 22조9000억원으로 나타났고, 새마을금고는 1조3000억원 늘어난 3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와 연기금, 카드사, 할부사, 대부업체 등 기타 금융기관을 통한 가계대출은 지난해 13조8000억원 늘어난 21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금융권과 마찬가지로 2분기 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에 불과했지만 4분기에는 5조원이 늘면서 2분기 만에 두 배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보험사의 가계신용 증가액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사 약관대출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000억원, 8000억원 증가하는데 불과했지만 3분기에 3조원, 4분기에 2조3000억원으로 급등했다. 증권사와 대부업체 등을 통한 가계대출 역시 3분기 1조8000억원 감소세에서 4분기 1조2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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