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26일 그리고 2년 後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3-25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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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서울남부보훈지청 보상과)


2010년 3월26일 밤 9시,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방 지역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고요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백령도의 칠흑 같은 어둠과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도 천안함의 승조원들은 묵묵히, 아니 그 상황의 일부인 것처럼 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20여분 후, 때 아닌 굉음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몸을 맡기며 임무를 수행하던 장병들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의 문에 들어서게 하였다.


이 소름 끼치는 굉음이 바로 2년 전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만든 천안함 침몰 사건의 서막이다. 또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맟춰 달려오던 남북관계가 빠져나올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KAL기 폭파 사건 이후 열지 말아야 했던 슬픔과 분노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그 판도라의 상자는 애통하게도 대한민국에 이념의 분열을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유족들에게는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 주었다.


그리고 2년 후 2012년 3월26일. 어떤가? 천안함 이라는 큰 상처를 통해, 천안함 장병들의 그 고귀한 애국정신은 기억되고 있는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수없이 들었던 냄비근성은 여기서 다시 증명되고 마는 것인가? 정말 잊지 않을 것 같던 천안함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속에 지금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궁금하다. 2년이라는 시간은 갓 입대한 군인들이 제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길면 긴 시간이고 짧으면 짧다는 시간의 의미이기도 하다. 2년의 의미가 어찌됐든 우린 바쁜 일상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을 너무나도 쉽게 잊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더 차가운 현실은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이후 수차례의 도발,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 그것이 우리가 포용해야 하지만 쉽게 안을 수 없는 북한의 모습이기도 하다.


2년 전 천안함 장병들의 눈이 되어보자. 그들이 보고 느꼈던 그 아수라장의 현장을 그들의 눈으로 느끼고 되새겨 보자. 꿈을 펼쳐야 하는 나이라는 막연한 표현도 하지 말자. 그들이 느꼈던 공포, 동료애, 애국정신, 살아야겠다는 의지, 분노, 사랑, 그리고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체념의 순간, 그렇게 우리의 젊은이들은 차가운 바다 속에서 치열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눈을 감았을 것이다.


그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희생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신들을 잠시나마 떠올리며 나라를 사랑하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하나가 되길 바랄 것이다.


늦지 않았다라는 말은 그들에게 너무 막연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심도 있지만, 늦지 않았다. 그들이 바람을 순간순간의 상황 속에서 들어주는 사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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